국제유가가 소폭 상승했다. 러시아의 핵위협 여파로 공급 우려가 이어졌고, 중국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 다만 세계 각국의 통화긴축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발목을 잡았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유(WTI) 선물(11월물)은 전 장보다 0.55달러(0.66%) 상승한 83.4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2거래일 연속 하락하다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12월물)도 전 장보다 0.73달러(0.82%) 오른 89.53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 동원령을 내린 데다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지정학적 긴장이 심화하면 향후 원유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이날 러시아에 대한 8차 대러 제재에 합의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등 외신들은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정책을 완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영 및 민간 정유공장 세 곳 이상이 10월에 이달보다 가동률을 10% 올리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러시아 제재 우려·중국 수요 기대에 상승 반전한 유가 [오늘의 유가동향]
상승폭을 제한한 건 미 중앙은행(Fed)의 매파적 통화정책이다. 지난 21일 Fed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발표했다. 점도표를 통해서는 연말 FOMC 인사들의 예상 금리 중간값을 연 4.4%로 점쳤다. 이날 인상으로 미 기준금리가 3~3.25%가 된 점을 고려하면 1~1.25%포인트의 상승폭이 남아 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Fed가 11월에 자이언트 스텝을, 12월에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에 이어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잇따라 인상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위험도 커졌다. 세계 주요 국가들의 고강도 긴축 정책으로 경기가 침체되면 원유 수요도 위축될 수 있다.

Fed의 기준금리 인상에 앞서 20일 스웨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하는 울트라 스텝을 밟았다. 1992년 이후 약 30년 만에 처음이다. 22일에도 각국의 금리 인상 발표가 이어졌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0.25%였던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해 0.5%까지 끌어올렸다. 영국중앙은행(BOE)와 노르웨이 중앙은행도 이날 빅스텝을 단행했다. 영국과 노르웨이의 기준금리는 1.75%에서 2.25%로 상승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