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에너지 대란 우려 벗어나나…천연가스 가격 9% 하락 [원자재 포커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2일 미국 천연가스 10월 7.09 달러...7월 15일 이후 최저
유럽 천연가스도 한 달 만에 반값으로 '뚝'
유럽 가스 비축 속도 빨라...LNG 공급망 확대엔 시간 걸릴 듯
WSJ "2024년까진 유럽 천연가스 가격 비쌀 것...제조업에 부담"
유럽 천연가스도 한 달 만에 반값으로 '뚝'
유럽 가스 비축 속도 빨라...LNG 공급망 확대엔 시간 걸릴 듯
WSJ "2024년까진 유럽 천연가스 가격 비쌀 것...제조업에 부담"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9% 떨어지면서 7달러선 붕괴를 앞두고 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올 겨울 미국과 유럽이 에너지 대란을 피할 수 있다는 낙관이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천연가스 10월물 가격은 MMBtu(열량 단위·25만㎉ 열량을 내는 가스량)당 7.09달러를 기록했다. 전일 대비 8.87% 떨어졌다. 지난 7월 15일 이후 최저치다. 8일 전만해도 9달러를 치솟았던 천연가스 가격이 6달러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유럽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이날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네덜란드 TTF 선물 10월물 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188유로를 기록했다. 전거래일 대비 0.9% 하락했다. 지난달 26일 346.522유로를 기록했던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네덜란드 TTF 선물은 유럽 천연가스 가격을 가늠하는 척도로 꼽힌다.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파괴 전망이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21일 기준금리를 1%포인트(p) 올린 가운데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22일 기준금리를 0.5%p 올렸다. 각국 중앙은행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높이면 경제 활동이 위축돼 천연가스 수요에도 타격이 생길 수 있다.
미국 투자자문업체인 인터그레이티드파트너스의 스티브 콜라노 전무이사는 “미국, 유럽, 영국에서의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미국, 유럽, 영국 등의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겨울이 평년보다 따뜻해지면 천연가스 가격에 가해졌던 압박이 보다 더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이 꾸준히 천연가스 저장고를 채우고 있다는 점도 천연가스 가격 하락 요인이다. 투자정보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EU 지역 내의 가스 저장량은 960.26테라와트시(TWh)로 저장능력의 86% 수준에 달한다. 당초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11월 1일까지 저장능력의 80% 수준을 채우는 게 목표였지만 이 목표를 한 달 이상 앞서 달성한 것이다.
벌투스더프 앤드 펠프스 셀렉트 MLP의 로드니 클레이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럽이 가스 고갈 없이 겨울을 보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가스 공급을 확보할 것이라고 시장이 점점 더 확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유럽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증가와 대체 연료로의 전환에 의존하면서 시장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유럽이 LNG 양을 빠르게 확보하려해도 LNG 터미널 등 시설의 완전 가동에는 다소 시일이 걸리는 만큼 가스 가격이 당분간 크게 떨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클레이튼 매니저는 “오늘날 LNG 부족 사태는 공급 문제라기보다는 인프라 문제에 가깝다”며 “수요에 맞춘 공급이 이어지기 위해선 아직 더 많은 LNG터미널과 파이프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인 LNG 수요 증가에 대비해 중동에서도 LNG 터미널을 증설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최대 연료 수입업체인 파키스탄국영오일은 파키스탄 최초의 LNG 저장 시설을 짓기로 했다. 2026년 내 완공이 목표다. 카타르와 일본 미쓰비시가 이 터미널 건설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는 독일 에너지업체인 RWE, 유니퍼 등과 LNG 공급계약을 논의 중이다.
유럽의 에너지난으로 미국이 수혜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유럽 에너지 위기의 승자는 미국 경제”라며 “치솟는 가스 가격에 타격을 받았던 유럽의 철강, 비료 등의 공급원료 제조사들이 보다 안정적인 에너지 가격과 정부 지원을 보여주는 미국으로 사업을 이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카타르, 캐나다 등의 천연가스 생산업체들이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을 유럽에서 완전히 대체하진 못할 것”이라며 “2024년까진 천연가스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유럽의 제조업 부문 성장이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천연가스 10월물 가격은 MMBtu(열량 단위·25만㎉ 열량을 내는 가스량)당 7.09달러를 기록했다. 전일 대비 8.87% 떨어졌다. 지난 7월 15일 이후 최저치다. 8일 전만해도 9달러를 치솟았던 천연가스 가격이 6달러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유럽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이날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네덜란드 TTF 선물 10월물 가격은 메가와트시(MWh)당 188유로를 기록했다. 전거래일 대비 0.9% 하락했다. 지난달 26일 346.522유로를 기록했던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네덜란드 TTF 선물은 유럽 천연가스 가격을 가늠하는 척도로 꼽힌다.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수요 파괴 전망이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21일 기준금리를 1%포인트(p) 올린 가운데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도 22일 기준금리를 0.5%p 올렸다. 각국 중앙은행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높이면 경제 활동이 위축돼 천연가스 수요에도 타격이 생길 수 있다.
미국 투자자문업체인 인터그레이티드파트너스의 스티브 콜라노 전무이사는 “미국, 유럽, 영국에서의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미국, 유럽, 영국 등의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겨울이 평년보다 따뜻해지면 천연가스 가격에 가해졌던 압박이 보다 더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이 꾸준히 천연가스 저장고를 채우고 있다는 점도 천연가스 가격 하락 요인이다. 투자정보매체 배런스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EU 지역 내의 가스 저장량은 960.26테라와트시(TWh)로 저장능력의 86% 수준에 달한다. 당초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11월 1일까지 저장능력의 80% 수준을 채우는 게 목표였지만 이 목표를 한 달 이상 앞서 달성한 것이다.
벌투스더프 앤드 펠프스 셀렉트 MLP의 로드니 클레이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럽이 가스 고갈 없이 겨울을 보낼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가스 공급을 확보할 것이라고 시장이 점점 더 확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의 가스 공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유럽이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증가와 대체 연료로의 전환에 의존하면서 시장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유럽이 LNG 양을 빠르게 확보하려해도 LNG 터미널 등 시설의 완전 가동에는 다소 시일이 걸리는 만큼 가스 가격이 당분간 크게 떨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클레이튼 매니저는 “오늘날 LNG 부족 사태는 공급 문제라기보다는 인프라 문제에 가깝다”며 “수요에 맞춘 공급이 이어지기 위해선 아직 더 많은 LNG터미널과 파이프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기적인 LNG 수요 증가에 대비해 중동에서도 LNG 터미널을 증설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최대 연료 수입업체인 파키스탄국영오일은 파키스탄 최초의 LNG 저장 시설을 짓기로 했다. 2026년 내 완공이 목표다. 카타르와 일본 미쓰비시가 이 터미널 건설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는 독일 에너지업체인 RWE, 유니퍼 등과 LNG 공급계약을 논의 중이다.
유럽의 에너지난으로 미국이 수혜를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1일 “유럽 에너지 위기의 승자는 미국 경제”라며 “치솟는 가스 가격에 타격을 받았던 유럽의 철강, 비료 등의 공급원료 제조사들이 보다 안정적인 에너지 가격과 정부 지원을 보여주는 미국으로 사업을 이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카타르, 캐나다 등의 천연가스 생산업체들이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을 유럽에서 완전히 대체하진 못할 것”이라며 “2024년까진 천연가스 가격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유럽의 제조업 부문 성장이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