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파는 사람이 승자"…개미들 탈출 러시 벌어진 종목 [박병준의 기승쩐주(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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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파는 사람이 승자"…개미들 탈출 러시 벌어진 종목 [박병준의 기승쩐주(株)]](https://img.hankyung.com/photo/202209/01.31314854.1.jpg)
지난달 상장한 쏘카에 대한 증권사 보고서 제목들입니다. 플랫폼과 모빌리티 같은 이른바 시장에서 '먹히는' 단어들로 투자자의 눈길을 끌었는데요. 증권업계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쏘카는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모 흥행에 실패합니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56대 1에 불과했고, 우리사주 청약률은 39%에 그쳤습니다. 쏘카는 공모가를 희망 밴드(3만4000~4만5000원)의 최하단보다 17% 낮춘 2만8000원으로 조정하면서 상장을 강행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시장은 쏘카의 '승부수'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공모 과정에서부터 불거진 사업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지 못한 게 주가 하락의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입니다. 쏘카는 공모가를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로 산정했는데 비교군에서 국내 자동차 렌털업계 1위인 롯데렌탈은 제외하고 우버·그랩 등 글로벌 기업을 포함했습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쏘카에 대해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대비 고평가된 측면이 있으며 시장 역시 국내 렌터카 업체와 차별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죠. 일각에선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처럼 주가가 고점 대비 반토막 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합니다.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도 성장주인 쏘카에 악재입니다. 성장주는 미래가치를 현재로 환산해 평가가 이뤄지는데 금리 인상기에는 할인율이 높아져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Fed)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세 차례 연속 밟았는데요. 이에 따라 한국은행도 다음 달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 포인트 인상)' 이상의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쏘카의 첫 번째 승부수였던 '공모가 낮춘 상장'은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두 번째 승부수인 '슈퍼앱'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됩니다. 쏘카는 "먼저 파는 사람이 승자"라는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냉담한 시선을 거둘 수 있을까요.
박병준 기자 r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