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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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올해 들어 농협 및 축협임직원이 횡령한 돈만 총 28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횡령액의 절반이 훌쩍 넘는 규모로, 회수액은 절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달곤 의원(경남 창원 진해구)이 농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까지 총 38건의 횡령사고가 발생했으며 피해금액은 289억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농축협에서 발생한 횡령건수와 금액은 각각 212건, 519억원 규모다. 올 한해 횡령액이 최근 5년간 발생한 금액의 55.6% 수준에 달한 것이다. 수십억원을 가로챈 대형 사고가 잇따른 영향이 컸다. 또 횡령 피해액 519억원 가운데 회수된 돈은 56.5%인 293억원에 그쳤다.

자료에 따르면 경기 오포농협의 한 직원은 출납담당자 열쇠를 무단으로 사용해 시재금을 반출하는 방식으로 52억원을 횡령했다. 또 고객 명의를 도용해 담보대출을 받는 등의 방식으로 횡령한 경우도 있었다.

김포파주인삼농협에서는 직원이 구매품을 허위매입하는 방식으로 5년간 90억원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 년간 횡령사고가 반복되는 농협도 있었다. 서울 강동농협은 201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5년간 2차례 이상 사고를 낸 농협은 전국에 12개였다.

이달곤 의원은 "반복적인 횡령사고 발생으로 농협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며 "횡령에 따른 손실이 농협의 지역 조합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중앙회가 관리 감독을 강화하는 등 횡령사고 근절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