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 여사 등 유족·민주당 인사 120여명 참석…문 전 대통령 "큰 이정표"
'시민의 힘을 키웁니다'…노무현시민센터 종로서 개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전 뜻을 기려 지어진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시민센터'가 2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문을 열었다.

지하 3층·지상 3층의 노무현시민센터는 강의실, 다목적홀, 서재, 미디어센터 등이 마련됐다.

센터는 개관식을 기념해 이날부터 25일까지 콘서트, 특별대담, 다큐멘터리 상영회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시민의 힘을 키웁니다'를 주제로 이날 오후 열린 개관식엔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유족과 노무현재단 임직원 등 총 12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 대표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참석했고,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참여정부 인사들도 함께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한명숙 전 국무총리 등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들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업 김대중아태평화센터 이사장, 김홍걸 의원(무소속)도 참석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개관식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축하 메시지를 통해 "보다 많은 깨어있는 시민을 만나고자 했던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바람에 맞게 오늘 서울에서 근사한 모습으로 개관하게 됐다"며 "이로써 우리는 사람 사는 세상으로 가는 큰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님의 정신과 가치의 핵심인 민주주의, 복지, 남북평화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며 "민주주의도 복지도 남북평화도 국민적 자긍심도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이 더욱 커져야만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대독했다.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노무현시민센터는 시민 민주주의의 가치를 전파하는 통로이자 시민교육 강의와 학습, 토론이 이뤄지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을 양성하고 길러내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역사의 마중물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시민의 힘을 키웁니다'…노무현시민센터 종로서 개관
종로는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노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곳이기도 하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축사에서 "서민적이고 대중에게 늘 격의 없이 다가가시던 노무현 대통령님처럼 언제나 시민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센터가 되길 기원한다"며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꿈꾸시던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 사회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저희도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노무현 대통령님은 부산에서, 저는 서울에서 상업고등학교를 나왔다는 점에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처음부터 노 대통령을 좋아하고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며 "노 대통령이 진보의 미래에서 찾고자 하는 답을 저는 경기도에서부터 한번 시작해보겠다"고 했다.

이날 개관식에 맞춰 건물 외부는 노란색 바람개비와 풍선으로 장식됐다.

외벽에는 노 전 대통령이 뒷자리에 손녀를 태우고 자전거를 타고 있는 사진과 함께 '노무현입니다.

종로로 돌아왔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참석자 중 일부는 노란색 손수건을 목에 둘러 노 전 대통령을 기억했다.

센터 앞에는 개관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가 모였다.

시민들은 센터 입구 유리 벽에 노란색 펜으로 노 전 대통령을 향한 문구를 적는가 하면, 노란색 팔찌나 작은 노란색 바람개비가 달린 머리띠를 한 지지자도 적지 않았다.

'시민의 힘을 키웁니다'…노무현시민센터 종로서 개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