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운용위 "10월 중 100억불 한도로 체결 추진"
국민연금·한국은행, 환율 비상에 14년 만에 외환스와프 재개
국민연금공단과 한국은행이 14년 만에 외환 스와프를 재개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한국은행에서 조달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천400원을 웃도는 환율 비상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3일 오후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제5차 위원회 회의를 열고 한국은행과 10월 중에 100억 달러 한도의 외환 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보건복지부가 밝혔다.

외환 스와프는 통화 교환의 형식을 이용해 단기적인 자금 융통을 행하기로 하는 계약을 뜻한다.

계약이 체결되면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를 위해 외환 수요가 있을 때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사들이는 대신 한국은행이 보유한 달러를 조달해 투자를 하게 된다.

국민연금은 대신 한국은행에 그에 상응하는 규모의 원화를 제공한다.

각 건별 만기는 6개월 또는 12개월로 설정하게 되는데, 이는 일반 시중은행 외환 스와프 만기보다 긴 것이어서 국민연금은 거래 위험과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아울러 매년 해외 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해외투자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최근과 같이 달러 유동성이 부족한 경우에도 시장을 통하지 않고 외환을 조달할 수 있어 외환시장 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정부는 밝혔다.
국민연금·한국은행, 환율 비상에 14년 만에 외환스와프 재개
양측은 2005년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다가 2008년 외환위기 당시 한국은행의 외환 부족을 이유로 조기에 해지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매년 약 300억 달러를 해외에 투자하고 있어, '큰손'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가 환율 상승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미국 재무부도 국민연금의 해외자산 증가가 원화 약세에 일조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기금운용위원장 직무대행인 이태수 보건사회연구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올해 들어 미 연준의 통화 긴축 기조가 강화되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면서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는 등 대내외 금융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그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위험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 변화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기민한 대응을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기금운용위원회는 국민연금의 외화단기자금 한도를 6억 달러(분기별 하루 평균 잔고액 기준)에서 30억 달러로 상향하는 국민연금기금운용지침 개정안도 심의·의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