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잠비아 대통령 만난 까닭은
미국을 방문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을 만나 동박(銅箔) 등 2차전지 원자재 공급 문제를 논의했다.

23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20일 뉴욕에서 히칠레마 대통령과 면담하고, 배터리 분야 핵심 원재료 관련 민관협력 모델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은 세계 1위 동박 제조업체인 SK넥실리스를 관계사로 두고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 원재료를 공급하는 잠비아의 구리 광산은 SK에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박은 얇은 구리 막으로, 배터리를 구성하는 핵심 소재 중 하나다. SK그룹의 화학소재 계열사인 SKC의 2차전지용 동박 사업 자회사 SK넥실리스가 전북 정읍에서 이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 회장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 외에도 태양광·수력 등 그린 에너지를 활용한 잠비아의 에너지 전환을 돕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한국은 제조업 강국이기 때문에 잠비아의 제조 역량을 향상할 수 있는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히칠레마 대통령은 “SK와 잠비아의 사업 협력을 위해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잠비아와의 협력을 통해 전기차 배터리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잠비아 역시 풍부한 천연자원과 자연환경을 활용한 그린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히칠레마 대통령과의 면담을 마무리하면서 한국이 유치하려고 하는 2030 부산엑스포의 강점을 소개하고,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