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신약 개발사 선바이오가 일반청약에서 세 자릿수 경쟁률을 확보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선바이오의 일반청약 최종 경쟁률은 약 186 대 1로 집계됐다. 청약 건수는 약 1만2500건으로 청약증거금 1600억원이 모였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경쟁률 31.9 대 1을 확보하는 데 그치며 부진했던 것과는 다른 결과다. 선바이오와 주관사 하나증권이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1만4000~1만6000원) 하단보다 20% 이상 낮은 1만1000원으로 제시하면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됐다는 평가다.

올해 바이오 기업공개(IPO) 기업은 대부분 일반청약에서 한 자릿수 경쟁률에 그칠 정도로 부진했다. 에이프릴바이오 5 대 1, 루닛 9 대 1, 보로노이 6 대 1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달 20~21일 일반청약에서 151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알피바이오에 이어 선바이오도 흥행에 성공했다. 두 회사 모두 바이오 IPO 기업 중에선 드물게 흑자 기업이다.

선바이오는 페길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바이오 의약품을 개발한다. 페길레이션은 ‘PEG(폴리에틸렌글라이콜 고분자) 유도체’ 소재를 목표 물질의 표면에 붙여 약효를 높이는 기술이다. 선바이오는 이를 바탕으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20억~3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다.

환매 청구권도 흥행 요인으로 꼽혔다. 환매 청구권은 상장일 이후 일정 기간에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주관사에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다. 선바이오가 성장성 특례 상장 기업인 만큼 의무적으로 일반투자자에게 6개월간의 환매 청구권을 부여해야 하는데 하나증권은 이보다 긴 9개월을 제시했다. 선바이오는 오는 10월 5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