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전기차 구매보조금을 승용차의 경우 올해 대당 600만원에서 내년에 500만원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23일 발표했다. 대신 구매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전기 승용차 수는 올해 16만5000대에서 내년 21만5000대로 5만 대(30%) 늘리기로 했다.

기재부는 ‘2022년 핵심사업평가 최종 보고회’를 열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핵심사업평가는 국가재정법과 재정사업 심층평가 운용 지침에 따라 주요 재정사업의 집행 상황과 사업성과 등을 점검하기 위해 매년 이뤄진다.

기재부는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내년도 전기차 구매보조금 규모는 올해보다 확대하되 전기 승용차 한 대당 지원액은 다른 나라의 사례를 참고해 줄였다고 설명했다. 전기 승용차와 달리 트럭과 같은 전기 상용차에 대한 구매보조금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대당 1400만~7000만원을 유지했다. 또 구매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전기 상용차 수도 올해 4만3000대에서 내년 5만8000대로 늘리기로 했다.

기재부는 또 전기차 소비자의 충전 편의성을 높여주기 위해 초급속 충전기(급속 포함) 보급을 올해 1200대에서 내년 2100대로 늘리기로 했다. 완속 충전기 보급량은 올해 3만7000대에서 내년 6만 대로 확대한다. 이 같은 재정사업 조정으로 인해 전기차 보급 확대에 쓰이는 정부 예산은 올해 총 1조9352억원에서 내년 2조4208억원으로 4856억원(25.1%) 증가한다.

반면 수소차 지원에 쓰이는 정부 예산은 올해 8928억원에서 내년 8383억원으로 545억원(6.1%) 줄이기로 했다. 수소 승용차에 대한 구매보조금 단가는 대당 2250만원으로 유지되지만 지원 대상 승용차가 올해 2만8000대에서 1만6000대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는 상용차 중심으로 수소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수소 상용차 지원 단가를 올해 1500만~7200만원에서 내년 2100만~7200만원으로 일부 확대하기로 했다. 지원 대상 수소 상용차도 올해 350대에서 내년 920대로 늘리기로 했다. 상용차용 수소 충전기 설치는 올해 26기에서 내년 32기로 확대하되, 승용차용 수소 충전기 설치는 올해 42기에서 내년 10기로 줄일 예정이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