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사진] 사후에 유명해진 사진가, 비비언 마이어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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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풀밭에 드리운 한 사람의 그림자. 실루엣 아래쪽엔 구형 거울이 놓여 있다. 그 속엔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그림자를 찍고 있는 여성이 보인다. 사후에 세상에 알려진 사진가 비비언 도로시어 마이어(1926~2009)다.
2007년 역사학도 존 말루프는 자료를 찾던 중 현상하지 않은 필름이 가득 담긴 궤짝을 구입했다. 인화해 보니 범상치 않아 보이는 사진들이었다. 말루프는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렸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는 상자에 적힌 이름 하나로 필름의 주인을 추적했고, 마이어가 미국 시카고와 뉴욕에서 보모로 일하며 취미로 사진을 찍은 독신 여성이란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마이어는 이미 세상을 뜨고 없었다. 이후 마이어의 사진은 세계에 알려졌고, 그의 전시회엔 수많은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마이어는 거리와 사람들을 담은 ‘스트리트 포토그래피’의 대가였다. 창의적이면서 균형 잡힌 조형 감각을 지녔던 그는 평범한 도시인의 일상에서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들을 건져 올렸다. 또한 마이어는 자신의 그림자나 유리에 비친 모습을 남겼다. 카메라 하나에 의지해 살아간 고독한 자신의 인생을 담은 것이다. 마이어의 사진들은 서울 성수동 그라운드시소성수에서 오는 11월 13일까지 전시된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2007년 역사학도 존 말루프는 자료를 찾던 중 현상하지 않은 필름이 가득 담긴 궤짝을 구입했다. 인화해 보니 범상치 않아 보이는 사진들이었다. 말루프는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렸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는 상자에 적힌 이름 하나로 필름의 주인을 추적했고, 마이어가 미국 시카고와 뉴욕에서 보모로 일하며 취미로 사진을 찍은 독신 여성이란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마이어는 이미 세상을 뜨고 없었다. 이후 마이어의 사진은 세계에 알려졌고, 그의 전시회엔 수많은 관람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마이어는 거리와 사람들을 담은 ‘스트리트 포토그래피’의 대가였다. 창의적이면서 균형 잡힌 조형 감각을 지녔던 그는 평범한 도시인의 일상에서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들을 건져 올렸다. 또한 마이어는 자신의 그림자나 유리에 비친 모습을 남겼다. 카메라 하나에 의지해 살아간 고독한 자신의 인생을 담은 것이다. 마이어의 사진들은 서울 성수동 그라운드시소성수에서 오는 11월 13일까지 전시된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