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8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유럽 산업계의 부정적인 경기 전망과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정책이 겹치면서 유가가 하루 만에 5% 이상 떨어졌다.

23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기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WTI 11월물은 배럴당 78.83달러를 기록했다. 전일 대비 5.58% 하락하며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8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주간 추세로 보면 4주째 연속으로 유가가 하락했다. 유가 하락 국면이 올해 중 가장 길게 이어졌다. 브렌트유 가격도 이날 90달러선이 무너지며 85달러대까지 떨어졌다.
23일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 중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 가격. 자료=CNBC
23일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 중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 가격. 자료=CNBC
유로 지역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포인트를 세 달 연속 밑돈 것으로 드러나면서 석유 수요 부진 우려가 커졌다. S&P글로벌은 “이달 유로 지역 합성 PMI가 48.2포인트를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 지수가 50포인트보다 낮다는 건 유럽 제조업계와 서비스업계에서 경기를 부정적으로 전망하는 의견이 우세하단 의미다. 이 지수는 지난 7월 이후 49.9→48.9→48.2포인트로 3개월째 50포인트를 밑돌았다.

투자자문사인 어게인캐피털의 공동창업자인 존 킬더프는 “미국 경제와 세계 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란 두려움이 시스템에 스며들기 시작했다”며 “금리 인상이 세계 경제에 '망치' 같은 역할을 하면서 경제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오반니 스토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유럽 구매관리자지수(PMI)의 약세, 미국과 유럽의 공격적인 긴축 통화정책으로 저성장 우려가 위험 자산의 가격에 하락 압박을 주고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