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사흘 연속으로 큰 폭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월스트리트에선 비관적인 전망이 확산했다.

피터 부크바 블리클리투자자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3일(현지시간) 내놓은 투자노트에서 “지난 수년간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였는데 이런 상태가 누적된 결과 거품이 터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부크바 CIO는 “올 들어 국채 금리가 급등한 뒤 채권 투자자들의 손실이 급증했다”며 “미국 국채 금리의 움직임을 보면 마치 신흥국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돈 조달력을 바탕으로 신이라도 된 듯 행동했다”며 “역대 최대의 거품 붕괴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최고투자전략가(CIS)는 “현재의 투자 심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이라고 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S&P500지수는 23일(현지시간)에도 급락세를 보였다. 올해 하락률은 20%를 훌쩍 넘는다.
미국 뉴욕증시의 S&P500지수는 23일(현지시간)에도 급락세를 보였다. 올해 하락률은 20%를 훌쩍 넘는다.
그는 “금융 긴축과 지정학적 위기, 글로벌 경제의 둔화 전망 등이 주가 하락 압력을 이끌고 있다”며 “S&P500지수는 3300~3500 사이에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3650선에서 움직이고 있는 S&P지수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씨티그룹의 더크 윌러 전략가는 “미 중앙은행(Fed)의 매파적 변신에 따라 내년엔 미국이 경기 침체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며 “현실화한다면 지금 시장에 추정하는 S&P500 기업들에 대한 실적 전망 추정치가 지나치게 높다”고 강조했다. 주당순이익(EPS) 및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란 논리다.

윌러 전략가는 “오는 11월 초에 있는 중간선거 후에도 산타 랠리가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1~10월 기간 중 증시가 뛰었을 때만 산타 랠리가 나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선 방어적 태도를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