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80달러 무너졌지만...JP모간은 100달러 이상 본다 [오늘의 유가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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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배럴당 78.74달러...1월 이후 최저
각국 금리인상에 경기침체 우려 확산
올 4분기 석유 수요 늘어 가격 상승 전망
각국 금리인상에 경기침체 우려 확산
올 4분기 석유 수요 늘어 가격 상승 전망
달러 강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경기 침체가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유가가 8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러시아의 동원령 발동도 유가 상승을 이끌진 못했다. 하지만 JP모간을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유가가 곧 반등해 100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의 배럴당 가격은 전일보다 5.69%(4.75달러) 떨어진 78.74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격이 80달러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유가 상승분이 모두 없어졌다는 얘기다. WTI 가격은 지난주 4주 연속으로 하락했다. 올해 가장 긴 하락 폭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유가가 떨어졌다. 지난 22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0.75%포인트(p)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같은 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기준금리를 0.50%p 올렸다. 노르웨이, 남아프리카공화국도 각각 기준금리를 0.50%p, 0.75%p 인상했다.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 경제 활동이 위축돼 석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세계은행도 “내년 세계에 경기 침체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이다. 유가 하락이 계속되면 석유 생산국들이 생산량 감소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달 초 OPEC플러스(OPEC+)는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오스트레일리아앤드뉴질랜드 뱅킹그룹은 “현재 시장은 심각한 경기 침체의 전형적인 영향을 고려해 유가를 책정하고 있다”며 “매도세가 이어지면 OPEC이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가 연내 100달러 선을 다시 넘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JP모간은 올 4분기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101달러, 골드만삭스는 배럴당 125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유럽ICE선물거래소에서 23일 전일 대비 5.03%(4.50달러) 하락한 85.0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100달러였던 가격이 15% 이상 떨어진 상태다.
JP모간은 유가가 4분기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는 이유로 네 가지를 꼽고 있다. 우선 러시아의 공급 차단으로 천연가스 확보가 어려워진 유럽이 석유 수요를 늘리면서 올 4분기 전세계 석유 수요가 일일 약 150만배럴 늘어날 전망이다.
일일 100만배럴분의 석유 공급이 가능한 이란의 분위기도 좋지 않다. 지난 22일 미국 국무부 관료가 이란 핵협정 복원 노력이 “벽에 부딪쳤다”고 언급하면서 이란의 석유 수출 재개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EU가 오는 12월 5일부터 러시아산 해상 석유 수입을 금지할 예정이다. 지난달 1985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미국의 전략비축유 보유량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른 유가 상승 요인도 있다. 홍콩은 23일 국제 여행자에 대한 검역을 완화하기로 했다. 중국은 그간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여러 대도시에서 산발적인 통제 조치를 시행해왔다. 이로 인한 석유 수요 둔화는 그간 유가 상승을 억제해왔다. 일각에선 이번 홍콩의 리오프닝(경기 활동 재개) 조치가 중국 다른 지역에서도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도 유가 상승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예비군 30만명의 부분 동원령을 발동했다. 전쟁을 끝내기보다는 전선에 힘을 실어주는 쪽을 택했다. 러시아는 전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10%를 공급하는 국가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러시아의 석유 산업이 장기적으로 위축되는 경우 결국 전세계 석유 생산량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EU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더 엄격하게 제한한다면 유가는 다시 반등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유가 하락이 소비자들에게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약간의 안도감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2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의 배럴당 가격은 전일보다 5.69%(4.75달러) 떨어진 78.74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격이 80달러 밑으로 떨어진 건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유가 상승분이 모두 없어졌다는 얘기다. WTI 가격은 지난주 4주 연속으로 하락했다. 올해 가장 긴 하락 폭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유가가 떨어졌다. 지난 22일 미국 중앙은행(Fed)이 0.75%포인트(p) 금리 인상을 단행한 데 이어 같은 날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도 기준금리를 0.50%p 올렸다. 노르웨이, 남아프리카공화국도 각각 기준금리를 0.50%p, 0.75%p 인상했다.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 경제 활동이 위축돼 석유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세계은행도 “내년 세계에 경기 침체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한 상황이다. 유가 하락이 계속되면 석유 생산국들이 생산량 감소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달 초 OPEC플러스(OPEC+)는 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오스트레일리아앤드뉴질랜드 뱅킹그룹은 “현재 시장은 심각한 경기 침체의 전형적인 영향을 고려해 유가를 책정하고 있다”며 “매도세가 이어지면 OPEC이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가가 연내 100달러 선을 다시 넘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JP모간은 올 4분기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101달러, 골드만삭스는 배럴당 125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유럽ICE선물거래소에서 23일 전일 대비 5.03%(4.50달러) 하락한 85.0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100달러였던 가격이 15% 이상 떨어진 상태다.
JP모간은 유가가 4분기 10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는 이유로 네 가지를 꼽고 있다. 우선 러시아의 공급 차단으로 천연가스 확보가 어려워진 유럽이 석유 수요를 늘리면서 올 4분기 전세계 석유 수요가 일일 약 150만배럴 늘어날 전망이다.
일일 100만배럴분의 석유 공급이 가능한 이란의 분위기도 좋지 않다. 지난 22일 미국 국무부 관료가 이란 핵협정 복원 노력이 “벽에 부딪쳤다”고 언급하면서 이란의 석유 수출 재개 여부가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여기에 EU가 오는 12월 5일부터 러시아산 해상 석유 수입을 금지할 예정이다. 지난달 1985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미국의 전략비축유 보유량도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른 유가 상승 요인도 있다. 홍콩은 23일 국제 여행자에 대한 검역을 완화하기로 했다. 중국은 그간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여러 대도시에서 산발적인 통제 조치를 시행해왔다. 이로 인한 석유 수요 둔화는 그간 유가 상승을 억제해왔다. 일각에선 이번 홍콩의 리오프닝(경기 활동 재개) 조치가 중국 다른 지역에서도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도 유가 상승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1일 예비군 30만명의 부분 동원령을 발동했다. 전쟁을 끝내기보다는 전선에 힘을 실어주는 쪽을 택했다. 러시아는 전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10%를 공급하는 국가다. 국제사회의 제재로 러시아의 석유 산업이 장기적으로 위축되는 경우 결국 전세계 석유 생산량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EU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더 엄격하게 제한한다면 유가는 다시 반등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유가 하락이 소비자들에게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약간의 안도감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