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 마지노선…경기침체·실적 부진에 진바닥 2,050"
"내년 실적 5∼10% 감소하면 코스피 바닥 1,920∼2,020 가능성"
코스피 바닥은 어디?…"내년 기업이익 줄면 2,000 하회 가능성"
미국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상 후폭풍이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거세게 몰아닥치면서 코스피가 저점을 낮추고 있다.

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8% 낮은 2,260.80에 개장해 2,240대까지 떨어졌다.

일각에선 코스피가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는다면 2,200선에서 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 경기침체 현실화 이후 신용, 은행, 소버린(국가 재정) 위험 연쇄화 등 최악의 파국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는 게 아니라면 잠재 조정압력은 코스피 2,200선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투자심리(센티멘털) 측면에서 코스피 120월 이동평균선 환산 코스피는 2,250, 기초여건(펀더멘털) 측면에선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8.7배 환산 2,200선 구간이 대내외 거시(매크로) 불확실성에 맞서는 국내 증시 마지노선으로 기능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선 이번 하락국면에서 코스피가 2,000 전후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속속 힘을 얻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인상 여파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하락 압력과 내년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 둔화 가능성에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전 세계 경제는 내년 상반기까지 역성장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 세계 증시의 중장기 하락 추세는 더욱 견고해지고, 명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기 경착륙, 침체 가시화에 따른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을 반영해 이번 하락추세에서 코스피 진 바닥을 2,050선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7월 초 지지력을 보여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3년 평균이 2,320선에서 2,130선대로 낮아지고 주당순이익(EPS)이 264.7원에서 250원으로 낮아진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코스피 바닥은 어디?…"내년 기업이익 줄면 2,000 하회 가능성"
유진투자증권은 내년에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올해보다 5∼10% 줄어들면 코스피는 2,000을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 긴축 정책 정점이 임박했다는 신호가 분명해지기 전까지는 4%에 육박하는 단기금리, 즉 현금 형태 자산보다 증시 등 위험자산의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주가는 한국과 미국 기업들의 내년 실적이 올해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 중이지만 내년 실적이 줄어든다고 가정하면 경제적 고통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추가 하락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내년 기업 실적이 올해와 같다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300, 기업 이익이 5∼10% 감소하는 완만한 침체 국면이 온다면 S&P500지수는 3,160∼3,300으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허 연구원은 "국내는 기업이익의 변동성이 높지만, 경기 침체 강도가 완만하고 환율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 기업실적이 올해와 비슷하다면 코스피 적정 수준은 2,100∼2,300으로 계산돼 주가는 아직 연착륙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내년 코스피 기업들의 EPS가 올해보다 5∼10% 감소한다고 가정하면 코스피 적정 수준은 1,920∼2,020으로 계산돼 지금보다 11∼16% 하락 여지가 있다"며 "시기적으로 4분기에 긴축정책이 정점을 지나고, 일부 제조업 관련 지표들이 바닥 국면을 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허 연구원은 다만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이 8배 이하로 내려간 구간은 금융위기 국면에서 나타났다"며 "국내 증시 PER가 9배를 크게 하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