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야외활동 나선 시민들 "사람 많은 곳 눈치보여, 양말 신듯 적응"
집단감염 여파 큰 대형사업장 자체 지침 유지…대규모 집회도 착용 권고
'아직 팬데믹 시대'…큰 변화 없는 야외 마스크 해제 첫날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1년 5개월여 만에 해제된 26일 출근길과 등굣길 풍경은 별다른 변화가 눈에 띄지 않았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시대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도심 공원·유원지·관광지를 찾은 시민도 마스크를 벗는 데 주저하는 모습이었다.

집단 감염 여파를 크게 받는 대형사업장은 실외 마스크 착용 지침을 자체적으로 유지하며 감염병 차단의 고삐를 더욱 죄었다.

이날 경기 수원과 의정부 도심에서 만난 출근길 시민 상당수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인천·대구·광주 등 전국 광역시 시민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채 분주히 일터나 학교로 향했다.

지하철 1호선 수원역을 이용한 임모(29)씨는 "실외라고 해도 아직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벗기가 눈치 보여 출근하는 내내 착용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른 지하철 이용객 백모(28)씨도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게 워낙 익숙해져 의무 조치가 해제된 뒤에도 다들 착용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아직 팬데믹 시대'…큰 변화 없는 야외 마스크 해제 첫날
부산 남구 한 초등학교 등굣길에서 만난 학부모는 "어차피 교실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하니 쌀쌀한 아침 날씨에 긴소매 옷을 입히며 마스크도 챙겼다"고 답했다.

야외 활동에 나선 시민도 마스크를 쓰는 편이 더 익숙하다는 반응은 매한가지였다.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을 찾은 관광객 김모(56)씨는 "독감도 유행 중이어서 아직 마스크를 벗는 게 불안하게 느껴진다.

이제 마스크가 익숙해져 가능하면 계속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남 창원 용지호수공원을 찾은 한 시민(51)은 "지금은 양말 신듯 적응됐다"며 당분간 계속해서 마스크를 쓰겠다는 생각을 전했다.

월요일 개장 전부터 긴 대기 줄이 늘어선 용인 에버랜드에서도 마스크를 쓴 방문객이 민얼굴인 나들이객보다 압도적으로 수가 많았다.

의무는 해제됐으나 감염병 확산 차단을 위해 실외 마스크 착용을 자체적으로 권고하는 움직임은 여전히 이어졌다.

에쓰오일 온산공장과 SK울산콤플렉스 등 울산 지역 주요 석유화학업체는 공장 부지 안에서 실외 마스크 착용 지침을 일단 유지하기로 했다.

'아직 팬데믹 시대'…큰 변화 없는 야외 마스크 해제 첫날
지침에 따라 해당 업체 직원과 작업자는 구내식당을 오가거나 야외 이동 시에도 마스크를 챙겨 썼다.

한 석유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가 갑자기 확산하면 생산에 영향이 있을 수 있어 우선은 상황을 파악한 후 야외 마스크 착용 지침 해제를 검토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천여 명 규모의 집회를 주최하는 경기도버스노동조합협의회도 집회 참가자들에 대해 마스크 착용을 권고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착용 의무가 해제된 것은 알고 있지만, 다수의 시민을 접하는 버스 운전사 특성상 방역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판단에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수환 강태현 권준우 김근주 김동민 김상연 김재홍 나보배 박지호 정회성 천경환 최재훈 황수빈 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