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20원 넘게 급등하며 13년 6개월 만에 1430원을 돌파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쇼크가 이어지는 데다 유럽발(發) 악재가 쏟아진 데 따른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2원 오른 1431원30전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9원70전 오른 1419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오후 1시10분께 1420원까지 넘어섰다. 이후 1435원40전까지 고점을 높였다. 마감 직전 거래 물량이 쏟아지면서 오름세는 다소 진정됐다.

Fed가 올해 한 번 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를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가 강세인 가운데 영국의 파운드화 급락까지 겹치면서다. Fed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말 기준금리를 연 4.4%로 전망했다. 이는 당초 예상치(연 3.4%)보다 1%포인트 높은 수치다. 그만큼 긴축에 고삐를 조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한국시간으로 지난 주말 영국 정부가 약 70조원 규모의 감세 정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불안을 자극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영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법인세 인상 계획을 철폐하고 소득세 최고세율 5%포인트 인하 등의 감세안을 발표했다. 영국 정부의 이러한 감세안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부채 부담을 키운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따라 영국 파운드화는 3% 이상 급락하며 3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극우 성향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l) 대표가 차기 이탈리아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커진 것도 유로화 약세·달러 강세로 이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14까지 치솟으면서 2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