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美 인플레 감축법 처방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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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산업 직격탄 맞아
미국 내 생산 일정 앞당기고
전기차 보조금 제도 개편해야
이우종 前 LG전자 사장
미국 내 생산 일정 앞당기고
전기차 보조금 제도 개편해야
이우종 前 LG전자 사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8월 15일 자신의 핵심 공약인 ‘더 나은 재건(BBB)’의 일환으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최종 서명했다. 인플레 감축법은 전기차 보조금 제도 개선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자국 생산주의에 입각해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한해 7500달러의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다. 아울러 내년 1월부터는 보조금 대상을 서민으로 국한해 소득이 연 15만달러 이하, 부부 합산은 30만달러 이하로 한정했다. 동시에 세단은 5만5000달러 이하, 그리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트럭은 8만달러 이하로 하여 보급형으로 제한하면서, 그동안 차량 브랜드별로 초기 20만 대 생산까지만 제한 지급하는 제도는 폐지했다. 아울러 배터리 광물의 원산지는 중국을 배제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로, 그리고 배터리 부품을 북미에서 조립할 경우로 한정했다.
미국인의 반응은 어떨까? 우선 보조금 20만 대 상한선을 다 소진한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의 반사이익이 가시화하면서 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보조금을 받기 위한 가격 상한선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실제로 세단 5만5000달러 상한선은 베스트셀링 차량인 테슬라의 모델3 롱레인지 옵션의 가격 인하를 유도할 것이다. 이는 전기차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거는 긍정적 측면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11월로 다가온 의회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인 민주당의 입장을 견고히 하고 있다.
문제는 인플레 감축법이 우리 자동차산업에 즉각적인 타격을 가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37만여 대로, 이 중에 브랜드로 볼 때 현대차·기아가 9%를 차지하고 그 증가세도 다른 회사보다 월등한 시점에 졸지에 뒷다리를 잡는 법안이 발효된 것이다. 단기적으로 최대 피해자가 되고 말았다. 인플레 감축법은 작년 9월 하원의원 야머스가 발의했다. 당시 법안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보조금 지급 20만 대 상한선 폐지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게다가 기본 보조금 7500달러에 더해 미국자동차노동자연합(UAW)에 가입한 회사에서 생산한 차량에 4500달러의 추가 보조금 지급과 동시에 소재부품의 50% 이상을 미국산을 사용할 경우 추가로 500달러를 지급하는 안이었다. 따라서 UAW에 가입하지 않은 테슬라, 도요타 및 현대차·기아에 불리한 법안으로 간주됐다.
그런 가운데 상원의원 맨친이 이견을 제시하면서 9개월에 걸친 의견 조율이 있었다. 이 부분이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 내용의 최대 피해자는 테슬라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우리 입장만을 피력하는 우를 범한 것이다. 게다가 해당 법안이 수정되는 과정 중 5월에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 회장을 만났다.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단지 미국에 선물 보따리를 주는 것으로 날려버린 것이다. 테슬라, GM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으로 바라보면서 우리의 이익을 최대한 반영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어땠을까.
이제 남은 과제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기지를 확보하기 전까지의 단기적 처방책 강구일 것이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2025년 조지아 전기차 생산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면서 그 중간 단계로서 현지에서 부품을 조립·생산하는 녹다운(knock down)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동시에 한국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전면 개편할 필요가 있다. 우리도 자국이익 우선주의를 반영해 지금의 국가 간 비대칭성을 바로잡아 이를 대외 협상의 기초로 사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 감축법은 2032년까지 운영되기에 앞으로 여러 번의 수정이 예상된다. 이에 대비한 협상 전략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되, 미국 업체와 공생하면서 우리의 이익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다.
자국 생산주의에 입각해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한해 7500달러의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이다. 아울러 내년 1월부터는 보조금 대상을 서민으로 국한해 소득이 연 15만달러 이하, 부부 합산은 30만달러 이하로 한정했다. 동시에 세단은 5만5000달러 이하, 그리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트럭은 8만달러 이하로 하여 보급형으로 제한하면서, 그동안 차량 브랜드별로 초기 20만 대 생산까지만 제한 지급하는 제도는 폐지했다. 아울러 배터리 광물의 원산지는 중국을 배제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로, 그리고 배터리 부품을 북미에서 조립할 경우로 한정했다.
미국인의 반응은 어떨까? 우선 보조금 20만 대 상한선을 다 소진한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의 반사이익이 가시화하면서 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보조금을 받기 위한 가격 상한선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실제로 세단 5만5000달러 상한선은 베스트셀링 차량인 테슬라의 모델3 롱레인지 옵션의 가격 인하를 유도할 것이다. 이는 전기차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거는 긍정적 측면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11월로 다가온 의회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인 민주당의 입장을 견고히 하고 있다.
문제는 인플레 감축법이 우리 자동차산업에 즉각적인 타격을 가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올해 상반기 전기차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37만여 대로, 이 중에 브랜드로 볼 때 현대차·기아가 9%를 차지하고 그 증가세도 다른 회사보다 월등한 시점에 졸지에 뒷다리를 잡는 법안이 발효된 것이다. 단기적으로 최대 피해자가 되고 말았다. 인플레 감축법은 작년 9월 하원의원 야머스가 발의했다. 당시 법안의 모습은 사뭇 달랐다. 보조금 지급 20만 대 상한선 폐지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게다가 기본 보조금 7500달러에 더해 미국자동차노동자연합(UAW)에 가입한 회사에서 생산한 차량에 4500달러의 추가 보조금 지급과 동시에 소재부품의 50% 이상을 미국산을 사용할 경우 추가로 500달러를 지급하는 안이었다. 따라서 UAW에 가입하지 않은 테슬라, 도요타 및 현대차·기아에 불리한 법안으로 간주됐다.
그런 가운데 상원의원 맨친이 이견을 제시하면서 9개월에 걸친 의견 조율이 있었다. 이 부분이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원을 통과한 법안 내용의 최대 피해자는 테슬라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우리 입장만을 피력하는 우를 범한 것이다. 게다가 해당 법안이 수정되는 과정 중 5월에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정의선 현대차 회장을 만났다.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를 단지 미국에 선물 보따리를 주는 것으로 날려버린 것이다. 테슬라, GM과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으로 바라보면서 우리의 이익을 최대한 반영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어땠을까.
이제 남은 과제는 미국 내 전기차 생산기지를 확보하기 전까지의 단기적 처방책 강구일 것이다. 현대차 입장에서는 2025년 조지아 전기차 생산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면서 그 중간 단계로서 현지에서 부품을 조립·생산하는 녹다운(knock down) 방식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동시에 한국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전면 개편할 필요가 있다. 우리도 자국이익 우선주의를 반영해 지금의 국가 간 비대칭성을 바로잡아 이를 대외 협상의 기초로 사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 감축법은 2032년까지 운영되기에 앞으로 여러 번의 수정이 예상된다. 이에 대비한 협상 전략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되, 미국 업체와 공생하면서 우리의 이익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