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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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특정 주제에 대해 익명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방 서비스인 ‘오픈채팅’ 시장에 진출했다. 우선 네이버 스포츠에 ‘오픈톡’이란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카카오 오픈채팅’과 비슷하지만, 스포츠 중계를 대화방에서 함께 볼 수 있는 게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정보기술(IT)업계에선 네이버가 오픈톡 등을 통해 광고 사업을 확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스포츠 마니아 모여라”

네이버는 스포츠 오픈톡을 지난 22일 공개했다. 스포츠 종목, 프로구단, 특정 선수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온라인 대화방’이다. 예컨대 ‘삼성 라이온즈’ 오픈톡에 입장한 팬들은 함께 네이버 중계방송을 보면서 응원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다.

오픈톡 정원은 1000명이고 익명이 보장된다. 네이버 스포츠 뉴스를 클릭하고 화면 상단의 ‘커뮤니티’를 누르면 오픈톡방을 확인할 수 있다.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 오픈톡은 열 개 이상 개설돼 있다. 이 중 두 개는 정원 1000명을 채워 입장이 불가능하다.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기아 타이거즈 등 국내 프로야구 관련 오픈톡도 북적이고 있다.

네이버는 ‘이슈톡’ 서비스도 시작했다. ‘12경기 남은 LG트윈스 3.5게임 차를 뒤집을 수 있을까’ ‘12년 만의 승리 여자농구 월드컵 첫승’ 같은 이슈톡이 열려 있다. 관심 있는 팬들은 네이버 로그인 후 이슈톡에 들어가서 댓글을 남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허용되지 않는 스포츠 뉴스 댓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커뮤니티 서비스 강화 필요

네이버가 새로운 커뮤니티 서비스를 시작한 건 정체된 매출과 영업이익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네이버의 주력 사업인 광고, 전자상거래, 콘텐츠 등은 기본적으로 많은 사람이 네이버 사이트에 유입돼야 돈을 벌 수 있다. 전통적 커뮤니티 서비스인 ‘네이버 카페’ 인기는 과거만 못하다. 당근마켓, 오늘의집 같은 앱이 중고 거래, 인테리어 관련 인기 카페의 영역을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네이버는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CEO)는 지난 8월 열린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차세대 커뮤니티 서비스를 언급하며 “새로운 서비스가 아니라 특정 서비스가 커뮤니티 쪽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도구적으로 도와주는 것”이라고 힌트를 주기도 했다. 현재 네이버는 오픈톡, 이슈톡 외에 다른 커뮤니티 서비스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매출 확대 전략 고민”

IT업계에선 네이버가 카카오와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는 현재 하루 활성 사용자 수가 900만 명 이상인 ‘카카오톡 오픈채팅’ 서비스를 별도 앱으로 독립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달 몇몇 오픈채팅방엔 디스플레이광고(배너광고)도 시작했다.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인 채팅방인 만큼 검색광고 등을 도입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의 서치 플랫폼·커머스 매출이 여러 분기 동안 정체돼 있는 상황”이라며 “신규 서비스가 뿌리내리면 수익성 향상을 위해 광고 전략 등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