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처리·미화 업무 등 담당하던 도급 근로자들
"살아 돌아오기만 바랐는데" 대전 아웃렛 화재 유가족 망연자실
"불쌍해서 어떻게 하나, 내 남편…"
26일 오후 대전 현대아울렛 화재 참사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지켜보던 중년 여성은 끝내 남편이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되자 오열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현대아울렛에서 2년 넘게 근무했다는 A씨의 남편은 여느 때와 같이 출근했지만, 화마에 휩싸인 채 퇴근하지 못했다.

A씨는 "늦게 출근하는 날도 있었는데 하필 일찍 출근한 오늘 이렇게 됐다"면서 "불이 나서 죽는 것이 남의 일인 줄로만 알았지, 내가 이런 일을 당하니까 허무하다"고 울먹였다.

대전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오전 사망자 50대 이모씨의 빈소에서 유가족들은 갑작스러운 고인의 죽음에 경황이 없는 모습이었다.

갑작스럽게 남편을 보내야 하는 아내는 연신 울면서 "내가 (남편을) 일찍 출근하지 못하도록 해야 했어"라고 말하며 본인을 탓했다.

영정사진 속 고인의 밝은 미소는 유가족의 마음을 더 애달프게 만들었다.

이날 사망한 직원들은 모두 시설과 쓰레기처리, 미화 등의 업무를 담당하던 도급 근로자와 외부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로, 백화점 개장 준비를 위해 새벽부터 업무에 나섰다가 참변을 당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