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스톰 덮쳐오는데…"尹정부 경제팀 위기의식이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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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팀 '명확한 메시지'가 뭐냐
증시 폭락하고 환율 치솟는데
"위기징후 아니다" 안일한 대처
환율 계속 오르자 뒤늦게 개입
금리·물가 두고도 부처간 이견
한배 탔는데 노를 다른 방향으로
김대기 "정부대응 송구" 사과
누구 말 믿어야하나 신뢰 떨어져
"경제팀 전열 재정비 필요" 지적
증시 폭락하고 환율 치솟는데
"위기징후 아니다" 안일한 대처
환율 계속 오르자 뒤늦게 개입
금리·물가 두고도 부처간 이견
한배 탔는데 노를 다른 방향으로
김대기 "정부대응 송구" 사과
누구 말 믿어야하나 신뢰 떨어져
"경제팀 전열 재정비 필요" 지적
한 경제부처 고위 관료는 지난 7월 기획재정부 관계자를 만나 “원·달러 환율이 이러다 1350원을 뚫겠다.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당시 환율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1300원을 돌파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재부 측은 “외환시장을 잘 관리하고 있으니 그럴 일은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고 한다. 이후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9일 1350원을 넘어선 데 이어 이달 22일에는 1400원마저 돌파했다.
윤석열 정부 경제팀이 경제 위기 대응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고(高) 파고’ 속에서 안이한 인식을 보이거나 뒷북 대응에 나서는가 하면, 부처 간에 혼선을 빚는 모습을 드러내면서다. 일각에서 ‘제2 아시아 외환위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일사불란하지 못한 모습으로 시장의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자 외환당국은 부랴부랴 강도 높은 개입에 나섰다. 지난 15일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주로 사용하던 이른바 ‘도시락 폭탄’(거래 물량이 적은 점심시간에 대규모 달러 매도) 전략으로 7억달러 이상을 외환시장에서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환율은 1400원을 넘어섰고, 일단 ‘빅 피겨’(큰 자릿수)를 깨고 나자 26일 하루에만 22원 급등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고환율에 대응한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한은과 기재부 사이에서는 이견이 표출되는 듯한 모습이다. 추 부총리는 25일 방송사 인터뷰에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는 문제도 있다”고 했다. 한은에 ‘빅스텝 자제’를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외환당국은 한·미 통화스와프에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총재는 전날 국회에서 “전제조건이 맞지 않는데 체결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자재 등 수입가격 상승으로 7월 상품수지는 10년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한은은 7일 국제수지 잠정통계를 발표하면서 8월 무역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나타내 경상수지도 월간 기준으로 적자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10월 물가 정점론도 위협받고 있다.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서면서다. 이 총재는 26일 국회에서 “예상보다 유가가 빨리 떨어지는 반면 환율이 절하되고 있다”며 물가 정점이 늦춰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부의 일부 물가 대응이 안이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저녁에 라이트 켜고 골프 치는 게 현재 에너지 상황에서 적절한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지금은 한은이 비상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올려도 이상하지 않은 위기 상황”이라며 “윤석열 정부 경제팀이 보다 위기의식을 갖고 현 경제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도원/도병욱 기자 van7691@hankyung.com
윤석열 정부 경제팀이 경제 위기 대응에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고(高) 파고’ 속에서 안이한 인식을 보이거나 뒷북 대응에 나서는가 하면, 부처 간에 혼선을 빚는 모습을 드러내면서다. 일각에서 ‘제2 아시아 외환위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 일사불란하지 못한 모습으로 시장의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율 1400원 육박하자 뒤늦은 개입
27일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3원30전 내린 1428원에 출발해 장중 한때 다시 1430원을 돌파했다. 9원80전 내린 1421원50전에 마감했지만 시장에서는 고점 확인이 아닌 ‘숨 고르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외환당국은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뒷북 대응’을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동안 외환당국 수장들은 환율 상승과 관련해 “다른 통화와 비교해 덜 올랐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거나 “위기 징후는 아니다”(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는 반응을 보였다. 시장을 안심시키려는 취지였지만 시장에선 환율 상승을 용인하는 신호로 해석했다.그러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자 외환당국은 부랴부랴 강도 높은 개입에 나섰다. 지난 15일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주로 사용하던 이른바 ‘도시락 폭탄’(거래 물량이 적은 점심시간에 대규모 달러 매도) 전략으로 7억달러 이상을 외환시장에서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후 환율은 1400원을 넘어섰고, 일단 ‘빅 피겨’(큰 자릿수)를 깨고 나자 26일 하루에만 22원 급등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고환율에 대응한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 한은과 기재부 사이에서는 이견이 표출되는 듯한 모습이다. 추 부총리는 25일 방송사 인터뷰에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지만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는 문제도 있다”고 했다. 한은에 ‘빅스텝 자제’를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외환당국은 한·미 통화스와프에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총재는 전날 국회에서 “전제조건이 맞지 않는데 체결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물가·무역적자 대응도 부실 논란
무역수지, 물가와 관련해서도 경제팀의 인식이나 대응이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한덕수 국무총리는 올해 7월까지 누적 무역적자가 150억달러에 달한 것과 관련해 “한 나라의 외화 수입과 지출의 차이를 정확하게 보여주는 통계는 무역수지가 아니라 경상수지”라며 “상반기 경상수지는 약 247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국회에서는 “경상수지, 정확히는 상품수지를 봐야 한다”고 했다.그러나 원자재 등 수입가격 상승으로 7월 상품수지는 10년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한은은 7일 국제수지 잠정통계를 발표하면서 8월 무역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나타내 경상수지도 월간 기준으로 적자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10월 물가 정점론도 위협받고 있다. 환율이 1400원대를 넘어서면서다. 이 총재는 26일 국회에서 “예상보다 유가가 빨리 떨어지는 반면 환율이 절하되고 있다”며 물가 정점이 늦춰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부의 일부 물가 대응이 안이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저녁에 라이트 켜고 골프 치는 게 현재 에너지 상황에서 적절한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지금은 한은이 비상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올려도 이상하지 않은 위기 상황”이라며 “윤석열 정부 경제팀이 보다 위기의식을 갖고 현 경제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도원/도병욱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