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자산가격 추가 하락할 듯…적극적인 위험관리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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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리더의 시각
박형중 우리은행 투자전략팀장
9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또 75bp 인상되었다. 6월과 7월에 이어 세 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 기준금리 인상이다. 새롭게 공개된 수정 점도표에서는 올해 남은 두 차례(11월, 12월) FOMC에서 총 125bp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물가안정에 대한 연준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점도표대로라면 올해 말 미 기준금리는 4.4%(참고: 연준위원 다수는 연말 기준금리를 4.25~4.5% 제시), 내년에는 4.6%에 이르게 된다.
문제는 기준금리의 최종 종착점이 점도표에 나타난 수준보다 더 높을 가능성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올해는 점도표가 공개될 때(3월, 6월, 9월)마다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계속 상향되어 왔는데, 점도표의 최종금리 수준이 이처럼 상방 편의(upward bias)를 갖게 된 데는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상승한 까닭도 있겠지만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사후적 대처에 치중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다수 연준 위원들은 물가안정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내세우고 있으며 매파적 성향도 강해지고 있다. 올해와 내년 물가가 충분히 완화되지 못하고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하게 된다면 앞으로 공개될 점도표의 최종 기준금리 수준은 9월 제시된 것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그래프 1: 미 최종금리 수준은 점도표 공개될 때마다 상승 ] 자료: FRB,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이제 경기가 중요해지는 시기로 진입
올해 초만 하더라도 제로금리 수준(0~0.25%)을 유지하던 미 기준금리는 불과 6개월만에 3%(3.00~3.25%)대로 진입했다. 이제 가계, 기업 등 각 경제주체는 고금리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단계로 진입할 것이다. 또, 통화정책의 시차(Time Lag)까지 고려할 때 누적된 기준금리 인상 여파는 앞으로 경제 전반으로 파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미국경제는 견조한 고용시장 덕분에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경제여건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연준마저도 인플레이션이 억제되기 위해서는 경기가 희생되어야 함을 인정하고 있어 향후 경기둔화는 필연적인데, 미국경제가 침체(혹은 경착륙)를 피하면서 물가안정목표(2%)를 동시에 달성할 가능성은 지금으로선 매우 낮다고 봐야할 것이다.
여태껏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주된 관심은 물가와 연준 통화긴축 속도에 머물렀었다. 상반기 미국경제가 2개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3분기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경기리스크는 일시적 관심에 그쳐버리고 말았는데 이제부터는 금융시장의 촉각이 경기리스크에 본격적으로 집중될 전망이다.
1970년 이후 미국경제는 총 8차례에 걸쳐 경기침체를 경험했다. 이중 6번의 경기침체는 부동산경기 침체와 궤를 같이 했는데 이번 경기 사이클도 부동산시장과 같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6%를 넘어선 모기지 금리는 연준의 통화긴축 의지를 고려할 때 추가로 상승할 전망인데, 모기지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이미 주택거래, 부동산 가격 등은 하강국면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과거 경기침체기와 같이 이번 경기사이클 역시 부동산경기 위축의 정도에 따라 경기침체의 깊이가 좌우될 공산이 크다.
[그래프 2; ‘1970년 이후 8번의 경기침체 중 6번은 부동산경기와 동행] 원·달러 환율은 1,500원도 넘어설 수 있어
연준의 고강도 통화긴축으로 달러화는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혹여라도 연준이 통화긴축 속도를 늦춘다고 하더라도 달러화가 강세를 멈추고 약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하강하고 있어 안전자산을 대표하는 달러화 선호현상이 쉽사리 잦아들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달러화를 제외한다면 전세계 거의 대부분의 통화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약세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위안화 등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지위를 넘보던 통화들마저도 약세가 가파른데 한국 원화도 예외는 아니다. 원·달러 환율은 이미 1,400원을 넘어서며 지난 금융위기 당시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고, 8월 이후부터는 상승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강달러, 사상 최대수준의 무역적자, 미국과의 금리역전,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원·달러 환율상승 요인이 산재해 있고, 이들 요인이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은 1,500원선을 지키는 것마저도 힘들어 보인다.
원·달러 환율상승 원인 중 하나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10월 개최 예정에 있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50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고환율이 우리나라 물가상승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통위가 환율을 통화정책의 고려 사항 중 하나로 상정할 가능성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한국이 미국보다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설사 한국이 미국만큼 기준금리를 올린다하더라도 환율이 안정될 것을 장담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경기에 미칠 충격도 클 것이라는 점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에 대한 한국은행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프 3;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 1,500원 눈앞] 자산가격 하락 도미노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로 인해 전세계 금융시장의 취약성은 확대일로에 있다. 주식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채권도 지금은 안전한 자산이 아니다. 금융자산에 더해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도 조정기에 진입하고 있어 달러를 제외한 대다수 자산의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할 수 있다. 전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약한 고리로 거론되는 취약 신흥국들은 이미 부채 위험, 유동성 위험, 금융위기 재발 위험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신흥국 불안이 야기할 도미노 효과도 우려된다.
지금은 각국 중앙은행의 공세적 기준금리 인상이 격화되면서 경기 리스크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는 지금은 투자의 적기가 아니다. 자산가격의 반등 기대가 약화된 지금은 좋은 투자전략을 세웠더라도 이익을 얻는 것이 매우 힘들다. 금융 자산가격 추가 하락과 함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위험관리에 나서야 한다. 투자자산 내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늘려 추가 손실 위험을 낮추는 것에 중점을 두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박형중 우리은행 투자전략팀장
9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또 75bp 인상되었다. 6월과 7월에 이어 세 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 기준금리 인상이다. 새롭게 공개된 수정 점도표에서는 올해 남은 두 차례(11월, 12월) FOMC에서 총 125bp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물가안정에 대한 연준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 점도표대로라면 올해 말 미 기준금리는 4.4%(참고: 연준위원 다수는 연말 기준금리를 4.25~4.5% 제시), 내년에는 4.6%에 이르게 된다.
문제는 기준금리의 최종 종착점이 점도표에 나타난 수준보다 더 높을 가능성을 무시하지 못한다는 데에 있다. 올해는 점도표가 공개될 때(3월, 6월, 9월)마다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계속 상향되어 왔는데, 점도표의 최종금리 수준이 이처럼 상방 편의(upward bias)를 갖게 된 데는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이 꾸준히 상승한 까닭도 있겠지만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사후적 대처에 치중했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다수 연준 위원들은 물가안정을 최우선 정책목표로 내세우고 있으며 매파적 성향도 강해지고 있다. 올해와 내년 물가가 충분히 완화되지 못하고 높은 수준을 계속 유지하게 된다면 앞으로 공개될 점도표의 최종 기준금리 수준은 9월 제시된 것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그래프 1: 미 최종금리 수준은 점도표 공개될 때마다 상승 ] 자료: FRB, 우리은행 투자상품전략부
이제 경기가 중요해지는 시기로 진입
올해 초만 하더라도 제로금리 수준(0~0.25%)을 유지하던 미 기준금리는 불과 6개월만에 3%(3.00~3.25%)대로 진입했다. 이제 가계, 기업 등 각 경제주체는 고금리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단계로 진입할 것이다. 또, 통화정책의 시차(Time Lag)까지 고려할 때 누적된 기준금리 인상 여파는 앞으로 경제 전반으로 파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미국경제는 견조한 고용시장 덕분에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경제여건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연준마저도 인플레이션이 억제되기 위해서는 경기가 희생되어야 함을 인정하고 있어 향후 경기둔화는 필연적인데, 미국경제가 침체(혹은 경착륙)를 피하면서 물가안정목표(2%)를 동시에 달성할 가능성은 지금으로선 매우 낮다고 봐야할 것이다.
여태껏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주된 관심은 물가와 연준 통화긴축 속도에 머물렀었다. 상반기 미국경제가 2개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3분기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경기리스크는 일시적 관심에 그쳐버리고 말았는데 이제부터는 금융시장의 촉각이 경기리스크에 본격적으로 집중될 전망이다.
1970년 이후 미국경제는 총 8차례에 걸쳐 경기침체를 경험했다. 이중 6번의 경기침체는 부동산경기 침체와 궤를 같이 했는데 이번 경기 사이클도 부동산시장과 같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6%를 넘어선 모기지 금리는 연준의 통화긴축 의지를 고려할 때 추가로 상승할 전망인데, 모기지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이미 주택거래, 부동산 가격 등은 하강국면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과거 경기침체기와 같이 이번 경기사이클 역시 부동산경기 위축의 정도에 따라 경기침체의 깊이가 좌우될 공산이 크다.
[그래프 2; ‘1970년 이후 8번의 경기침체 중 6번은 부동산경기와 동행] 원·달러 환율은 1,500원도 넘어설 수 있어
연준의 고강도 통화긴축으로 달러화는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혹여라도 연준이 통화긴축 속도를 늦춘다고 하더라도 달러화가 강세를 멈추고 약세로 전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전세계적으로 경기가 하강하고 있어 안전자산을 대표하는 달러화 선호현상이 쉽사리 잦아들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달러화를 제외한다면 전세계 거의 대부분의 통화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약세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위안화 등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지위를 넘보던 통화들마저도 약세가 가파른데 한국 원화도 예외는 아니다. 원·달러 환율은 이미 1,400원을 넘어서며 지난 금융위기 당시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고, 8월 이후부터는 상승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강달러, 사상 최대수준의 무역적자, 미국과의 금리역전, 외국인 자금 이탈 등 원·달러 환율상승 요인이 산재해 있고, 이들 요인이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도 어렵다는 점에서 원·달러 환율은 1,500원선을 지키는 것마저도 힘들어 보인다.
원·달러 환율상승 원인 중 하나로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는 10월 개최 예정에 있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50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고환율이 우리나라 물가상승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통위가 환율을 통화정책의 고려 사항 중 하나로 상정할 가능성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한국이 미국보다 빠르게 기준금리를 올리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설사 한국이 미국만큼 기준금리를 올린다하더라도 환율이 안정될 것을 장담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경기에 미칠 충격도 클 것이라는 점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에 대한 한국은행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프 3;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 1,500원 눈앞] 자산가격 하락 도미노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로 인해 전세계 금융시장의 취약성은 확대일로에 있다. 주식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평가받는 채권도 지금은 안전한 자산이 아니다. 금융자산에 더해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도 조정기에 진입하고 있어 달러를 제외한 대다수 자산의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할 수 있다. 전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의 약한 고리로 거론되는 취약 신흥국들은 이미 부채 위험, 유동성 위험, 금융위기 재발 위험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신흥국 불안이 야기할 도미노 효과도 우려된다.
지금은 각국 중앙은행의 공세적 기준금리 인상이 격화되면서 경기 리스크도 동시에 높아지고 있는 지금은 투자의 적기가 아니다. 자산가격의 반등 기대가 약화된 지금은 좋은 투자전략을 세웠더라도 이익을 얻는 것이 매우 힘들다. 금융 자산가격 추가 하락과 함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위험관리에 나서야 한다. 투자자산 내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늘려 추가 손실 위험을 낮추는 것에 중점을 두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