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바닥은 어디…"추가 하락 가능성 여전"
27일 코스피가 장중 2,200 아래로 내려가는 등 국내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증권업계 리서치센터장들은 당분간 증시에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안정이 확인되지 않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이어지고 강달러 압력이 거센 만큼 주식시장의 약세 흐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단 지금 주가 수준이 저평가 권역에 들어섰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바닥은 아니어서 더 떨어질 여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강하게 긴축하고 있고, 금리의 절대 수준이 높아졌기에 앞으로 시장은 정말 데이터에 의존할 것"이라며 "이 게임은 연준이 이끄는 장도 아니다. 매월 확인하는 물가가 어느 순간에는 극적으로 상승률이 둔화할 수 있다. 물가가 확실하게 꺾이기 전까지는 주식시장도 반등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10월이나 11월까지 주가가 계속 내린다고 할 수는 없어도 유의미하게 반등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봤다.

김 센터장은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둔화하더라도 연준의 기조가 바뀌는 시점은 12월일 것 같다"며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도면 그때까지의 물가에 따라 연준의 기조가 가변적일 수 있으리라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시간을 견딜 수 있는 돈이라면 지금은 주식을 사도 될 만한 가격"이라고 평가했다.

김 센터장은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시기지만, 내가 가진 돈의 성격이 중요한 시기"라면서 "주가가 싸졌으니 부실한 종목이나 시간을 이기기 어려운 종목을 그렇지 않은 종목으로 바꾸는 리밸런싱(자산 재조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 실적치에 따라 코스피가 2,000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 실적 전망치에 변함이 없다면 코스피 하단을 2,130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만에 하나 기업 실적 전망치가 5% 정도 감익된다면 1,920을 하단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연저점이 깨지지는 않으리라 예상했는데 무안할 정도로 지수가 빠지고 있다"면서 "잭슨홀 회의 이후 연준 위원들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이어갔고, 금리 전망치가 너무 높아졌다. 연준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문제가 아니라, 연말 금리 예상치가 4.5%까지 올라가서 문제"라고 짚었다.

이어 "환율 등 다른 지표도 예상보다 많이 바뀌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잠깐 넘어섰다가 안정되지 않을까 했는데, 지금 달러 인덱스를 결정하는 다른 통화가 너무 힘이 없다"며 "이런 상황이 되면 기업들은 경영 계획을 세울 수가 없다. 환율이 요동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를 고려해 코스피 하단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는 미국보다 6개월 먼저 하락하기 시작해 펀더멘털 모멘텀 둔화를 먼저 반영했고, 원화 약세까지 진행된 만큼 추가 하락은 과도한 조정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하락 변동성 확대에 따른 반발력을 기대해볼 수 있으나, 펀더멘털 모멘텀 약화를 반영하며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10월 코스피 예상 밴드(등락 범위)로 2,200∼2,450을 제시했다.

다만 지수 수준이 낮아진 상태에서 횡보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코스피가 벌써 2,200에 접근하고 있어 이 지지선을 지켜내지 못하고 '패닉셀'이 계속될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는다"며 "코스피가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까지 추락하면 2,150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