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시스템리스크 걱정할 정도 아냐....분할매수 시작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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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바닥은 어디인가' 릴레이 인터뷰
정만성 대신자산운용 패시브운용그룹장
“3분기 실적도 우려보단 양호할 것…업종별 수요 확인해야”
“경기 모멘텀 둔화 우려될 땐 방어주와 배당주”
“경쟁력 약화 우려되는 화장품주 조심해야”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주식 시장이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7일 장중에는 일시적으로 2200선마저 무너졌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한 폭락 직전 수준이다.
하지만 정만성 대신자산운용 패시브운용그룹장(전무·사진)은 “중기적 관점에서 분할해 주식 비중을 확대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말한다. 밸류에이션이나 지수 수준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생각에서다. 그에게 증시 진단과 분석 및 대응 방법을 들어봤다.
▷9월 FOMC 정례회의 이후 하락장이 쉽게 진정되지 않은 이유가 뭘까요?
“세 가지 요인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현상, 둘째, 수요 및 경기둔화로 인한 전반적인 기업의 감익 전망 지속 그리고 셋째, 달러 강세 압력 지속에 의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주된 요인으로 판단됩니다.”
▷원·달러 환율이 13년6개월만에 1430원도 돌파했습니다.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보통 환율이 높아지면 수출기업 이익증가로 연결되지만, 이를 위한 전제조건은 수출물량의 증가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달러 강세가 생산 비용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를 상쇄할 수출물량 증가는 수요 둔화 전망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여기서 자유로운 가격 전가력이 높고 수출물량에 대한 수요가 확보된 수출업종의 상대 강세를 전망합니다. 예를 들어 수출 물량이 유지되면서 환율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자동차 업종이 양호한 실적을 내놓을 수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과거 달러당 1400원 이상의 환율은 위기 국면에서만 나타났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걸 외국인 자금 유출의 배경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최근 달러화 대비 원화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결국 과거와 유사하게 외국인 자금 순유출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향후 환율 전망에 따라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외국인 자금이 유의미하게 순유입으로 전환되기는 힘들 겁니다. 다만 과거와는 다르게 달러화 대비 통화가치 약세가 원화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통화에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의 시스템 리스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걸로 판단합니다.”
▷앞으로 환율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연말까지는 환율 상승 압력이 지속될 공산이 큰 것으로 판단합니다. 한국과 미국의 경기 모멘텀 차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 등 달러 강세 요인이 산재한 가운데, 최근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주요 통화인 파은드화와 유로화 등의 약세도 함께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다만 연말에 미국 기준금리가 Fed가 제시한 종착점(Terminal Rate)에 근접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면서 달러 강세의 정점도 지나가 환율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금융시장에서는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분석이 많지만, 불안한 건 사실입니다.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가늠할 기준이나 지표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시스템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긴축과정에서 실제로 기업들의 이익이 감소해 부도로 이어지는 것과 부동산 경기의 붕괴입니다. 글로벌 차원에서 이런 부분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지표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과 전미 주택건설협회(NAHB)의 부동산체감지수입니다. 이달 부동산체감지수는 46을 기록해 작년 말의 84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고, 기준선인 50도 밑돌아 부동산 경기 위축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다만 CDS 프리미엄의 경우 9월 FOMC 정례회의 이후 상승세를 타며 8월말 20.6베이시스포인트(bp)에서 23.7bp로 빠르게 상승했지만, 절대적인 수치는 아직까지 문제될 수준은 아닙니다. 아직 시스템리스크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미국의 부동산체감지수는 우려해야 할 수준이 아닌가요?
“2001년 닷컴버블,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 당시 부동산체감지수가 50을 밑돌았다는 점 때문에 공포스럽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수치 상으로는 기준선을 하회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주택경기 둔화가 우려됩니다. 하지만 특정 수치로 판단하기보다 현재 통화정책 목표와 긴축 강화 배경을 생각하면 부동산체감지수의 하락속도는 인플레이션, 고용, 주택가격 추이와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과거 금융위기 때처럼 주택시장의 거품이 과도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현재 Fed의 긴축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유지되고 있는 원인에 주택임대료도 포함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당분간은 지표상 부동산 경기 둔화 시그널이 보이더라도 Fed가 긴축적인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가정을 바탕으로 했을 때 부동산발 위기, 즉 경기 경착륙을 걱정해야 할 시점은 오히려 높은 수준의 주택 가격이 유지돼 예상보다 긴축 정책이 장기화될 때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주가 낙폭이 워낙 컸기에, FOMC 전부터도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배수가 역사적 저점 부근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럼 저점 매수를 고려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하반기까지는 전반적인 기업 이익 추정치 하향과 달러 강세 속에서 증시의 하방 압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밸류에이션이나 지수 수준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데에는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또 주식시장은 미래를 미리 반영한다는 측면을 감안했을 때 중기적인 관점에서 분할해서 주식 비중 확대하기를 시작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봅니다.”
▷코스피지수의 대략적인 바닥은 어느 정도로 보시나요?
“2100 수준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코스피의 기업 이익 전망치가 고점 대비 20% 정도 하향되고, 여기에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평균보다 소폭 낮은 9.5배를 가정한 지수대입니다.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Fed의 양적긴축 등을 고려하면 현재보다 낮은 수준에서 증시 저점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현재 지수대인 2200선 아래에서 증시는 충분한 밸류에이션 매력을 갖습니다.”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있습니다. 관전 포인트를 꼽아주신다면요?
“3분기 실적시즌을 통해 업종별 수요(Q)를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 3분기 실적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명목 가격 인상와 수출 기업들에 긍정적인 환율 효과로 인해 이미 낮아진 시장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환율 효과가 향후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수요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좋아서든, 나빠서든, 시장을 판단하기 위해서든 주목하는 섹터나 종목이 있으신가요?
“시장을 판단하기 위해 대표 업종인 반도체 산업 업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이 업종 주가가 정체돼 증시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업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자체 실적 전망(가이던스)을 하향했는데, 한국에서도 반도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향후 전망과 투자 계획을 확인해야 합니다.”
▷서방국가와 러시아·중국의 갈등 상황에서 소위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위산업·원자력발전)’으로 일컫어지는 주도주군이 형성됐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유망할 걸로 보시나요?
“해당 섹터에 지속적으로 성장할 기업이 포함된 건 사실이지만, 섹터 내 모든 종목을 최근의 랠리로 높아진 밸류에이션으로 평가하는 게 정당화되기는 힘들 겁니다. ‘태조이방원’이라는 테마에 집중하기보다 산업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고, 밸류에이션 상향을 정당화할 수 있는 종목에 대한 선별이 중요합니다.”
▷종목은 어떻게 선별해야 하나요?
“최근 ‘태조이방원’ 테마가 각광받은 배경은 글로벌 정책 변화의 수혜 기대감입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각국의 에너지 자립과 방산 수요 증가, 친환경 전환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가 그것이죠. 각국의 정책 집행에 따라 글로벌 공급 사슬에서 각 기업의 확보할 수 있는 수주 규모를 확인해 산업의 변화를 주도할 기업을 선별할 수 있습니다. 산업 전환 과정에서 많은 수주를 확보한 기업이 향후 높은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산업 내 우위를 선점할 수 있기에 밸류에이션 상향이 정당화될 수 있죠. 추가적으로 기업의 실적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수익성이 유지되는지 여부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당분간 피하거나 조심해야 할 섹터를 꼽아주신다면요?
“화장품 섹터입니다. 주요 소비 국가의 소비 선호도 변화로 글로벌 화장품 산업 내에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주식시장을 떠나지 않고 버티는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 전략을 추천해주세요.
“경기 모멘텀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기방어주 혹은 배당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추천합니다. 가격 인상을 통해 원재료 부담을 전가한 음식료 섹터와 비용 축소를 통해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통신 업종 등의 상대 강세가 예상됩니다. 배당주의 경우 주가 모멘텀 매력이 축소되거나 유지되는 시점에 강세를 보여왔으며, 주가의 전반적인 하락으로 배당수익률도 높아진 데 따라 금리 상승 효과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습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증시 바닥은 어디인가' 릴레이 인터뷰
정만성 대신자산운용 패시브운용그룹장
“3분기 실적도 우려보단 양호할 것…업종별 수요 확인해야”
“경기 모멘텀 둔화 우려될 땐 방어주와 배당주”
“경쟁력 약화 우려되는 화장품주 조심해야”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주식 시장이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7일 장중에는 일시적으로 2200선마저 무너졌다.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인한 폭락 직전 수준이다.
하지만 정만성 대신자산운용 패시브운용그룹장(전무·사진)은 “중기적 관점에서 분할해 주식 비중을 확대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말한다. 밸류에이션이나 지수 수준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생각에서다. 그에게 증시 진단과 분석 및 대응 방법을 들어봤다.
▷9월 FOMC 정례회의 이후 하락장이 쉽게 진정되지 않은 이유가 뭘까요?
“세 가지 요인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현상, 둘째, 수요 및 경기둔화로 인한 전반적인 기업의 감익 전망 지속 그리고 셋째, 달러 강세 압력 지속에 의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주된 요인으로 판단됩니다.”
▷원·달러 환율이 13년6개월만에 1430원도 돌파했습니다.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보통 환율이 높아지면 수출기업 이익증가로 연결되지만, 이를 위한 전제조건은 수출물량의 증가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달러 강세가 생산 비용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를 상쇄할 수출물량 증가는 수요 둔화 전망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여기서 자유로운 가격 전가력이 높고 수출물량에 대한 수요가 확보된 수출업종의 상대 강세를 전망합니다. 예를 들어 수출 물량이 유지되면서 환율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자동차 업종이 양호한 실적을 내놓을 수 있을 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과거 달러당 1400원 이상의 환율은 위기 국면에서만 나타났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이걸 외국인 자금 유출의 배경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최근 달러화 대비 원화 약세가 지속됨에 따라 결국 과거와 유사하게 외국인 자금 순유출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향후 환율 전망에 따라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외국인 자금이 유의미하게 순유입으로 전환되기는 힘들 겁니다. 다만 과거와는 다르게 달러화 대비 통화가치 약세가 원화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통화에 적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의 시스템 리스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걸로 판단합니다.”
▷앞으로 환율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연말까지는 환율 상승 압력이 지속될 공산이 큰 것으로 판단합니다. 한국과 미국의 경기 모멘텀 차이, 안전자산 선호 현상 등 달러 강세 요인이 산재한 가운데, 최근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주요 통화인 파은드화와 유로화 등의 약세도 함께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다만 연말에 미국 기준금리가 Fed가 제시한 종착점(Terminal Rate)에 근접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면서 달러 강세의 정점도 지나가 환율이 점차 안정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금융시장에서는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분석이 많지만, 불안한 건 사실입니다.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을 가늠할 기준이나 지표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시스템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긴축과정에서 실제로 기업들의 이익이 감소해 부도로 이어지는 것과 부동산 경기의 붕괴입니다. 글로벌 차원에서 이런 부분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지표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과 전미 주택건설협회(NAHB)의 부동산체감지수입니다. 이달 부동산체감지수는 46을 기록해 작년 말의 84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고, 기준선인 50도 밑돌아 부동산 경기 위축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다만 CDS 프리미엄의 경우 9월 FOMC 정례회의 이후 상승세를 타며 8월말 20.6베이시스포인트(bp)에서 23.7bp로 빠르게 상승했지만, 절대적인 수치는 아직까지 문제될 수준은 아닙니다. 아직 시스템리스크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합니다.”
▷미국의 부동산체감지수는 우려해야 할 수준이 아닌가요?
“2001년 닷컴버블,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 당시 부동산체감지수가 50을 밑돌았다는 점 때문에 공포스럽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수치 상으로는 기준선을 하회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주택경기 둔화가 우려됩니다. 하지만 특정 수치로 판단하기보다 현재 통화정책 목표와 긴축 강화 배경을 생각하면 부동산체감지수의 하락속도는 인플레이션, 고용, 주택가격 추이와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과거 금융위기 때처럼 주택시장의 거품이 과도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현재 Fed의 긴축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유지되고 있는 원인에 주택임대료도 포함됐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당분간은 지표상 부동산 경기 둔화 시그널이 보이더라도 Fed가 긴축적인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가정을 바탕으로 했을 때 부동산발 위기, 즉 경기 경착륙을 걱정해야 할 시점은 오히려 높은 수준의 주택 가격이 유지돼 예상보다 긴축 정책이 장기화될 때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주가 낙폭이 워낙 컸기에, FOMC 전부터도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배수가 역사적 저점 부근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럼 저점 매수를 고려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하반기까지는 전반적인 기업 이익 추정치 하향과 달러 강세 속에서 증시의 하방 압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밸류에이션이나 지수 수준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데에는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또 주식시장은 미래를 미리 반영한다는 측면을 감안했을 때 중기적인 관점에서 분할해서 주식 비중 확대하기를 시작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봅니다.”
▷코스피지수의 대략적인 바닥은 어느 정도로 보시나요?
“2100 수준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코스피의 기업 이익 전망치가 고점 대비 20% 정도 하향되고, 여기에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평균보다 소폭 낮은 9.5배를 가정한 지수대입니다. 각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Fed의 양적긴축 등을 고려하면 현재보다 낮은 수준에서 증시 저점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현재 지수대인 2200선 아래에서 증시는 충분한 밸류에이션 매력을 갖습니다.”
▷3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있습니다. 관전 포인트를 꼽아주신다면요?
“3분기 실적시즌을 통해 업종별 수요(Q)를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 3분기 실적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명목 가격 인상와 수출 기업들에 긍정적인 환율 효과로 인해 이미 낮아진 시장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인플레이션과 환율 효과가 향후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수요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좋아서든, 나빠서든, 시장을 판단하기 위해서든 주목하는 섹터나 종목이 있으신가요?
“시장을 판단하기 위해 대표 업종인 반도체 산업 업황을 확인해야 합니다.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부정적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이 업종 주가가 정체돼 증시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업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자체 실적 전망(가이던스)을 하향했는데, 한국에서도 반도체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향후 전망과 투자 계획을 확인해야 합니다.”
▷서방국가와 러시아·중국의 갈등 상황에서 소위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위산업·원자력발전)’으로 일컫어지는 주도주군이 형성됐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유망할 걸로 보시나요?
“해당 섹터에 지속적으로 성장할 기업이 포함된 건 사실이지만, 섹터 내 모든 종목을 최근의 랠리로 높아진 밸류에이션으로 평가하는 게 정당화되기는 힘들 겁니다. ‘태조이방원’이라는 테마에 집중하기보다 산업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고, 밸류에이션 상향을 정당화할 수 있는 종목에 대한 선별이 중요합니다.”
▷종목은 어떻게 선별해야 하나요?
“최근 ‘태조이방원’ 테마가 각광받은 배경은 글로벌 정책 변화의 수혜 기대감입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각국의 에너지 자립과 방산 수요 증가, 친환경 전환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투자 확대가 그것이죠. 각국의 정책 집행에 따라 글로벌 공급 사슬에서 각 기업의 확보할 수 있는 수주 규모를 확인해 산업의 변화를 주도할 기업을 선별할 수 있습니다. 산업 전환 과정에서 많은 수주를 확보한 기업이 향후 높은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산업 내 우위를 선점할 수 있기에 밸류에이션 상향이 정당화될 수 있죠. 추가적으로 기업의 실적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며 수익성이 유지되는지 여부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당분간 피하거나 조심해야 할 섹터를 꼽아주신다면요?
“화장품 섹터입니다. 주요 소비 국가의 소비 선호도 변화로 글로벌 화장품 산업 내에서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주식시장을 떠나지 않고 버티는 투자자들에게 포트폴리오 전략을 추천해주세요.
“경기 모멘텀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경기방어주 혹은 배당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추천합니다. 가격 인상을 통해 원재료 부담을 전가한 음식료 섹터와 비용 축소를 통해 이익 증가가 예상되는 통신 업종 등의 상대 강세가 예상됩니다. 배당주의 경우 주가 모멘텀 매력이 축소되거나 유지되는 시점에 강세를 보여왔으며, 주가의 전반적인 하락으로 배당수익률도 높아진 데 따라 금리 상승 효과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습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