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는 많은데 '찔끔 할인'…소비자 불만 여전한 통신사 멤버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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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처 100곳 이상, 마음껏 쓰라는데…
통신사 멤버십 매년 놓치는 이유
가입자들 "차라리 휴대폰 요금 깎아달라"
이통사마다 멤버십 '제각각'…소비자 혼란
통신사 멤버십 매년 놓치는 이유
가입자들 "차라리 휴대폰 요금 깎아달라"
이통사마다 멤버십 '제각각'…소비자 혼란
"뭘 해도 포인트로 전액 결제가 안 되는데… 올해 안에 다 쓸 수 있을까요?"
주부 이모씨(36)는 국내 A 이동통신사의 VIP 회원이다. 이씨가 매년 A사에 내는 휴대폰 요금은 100만원 이상으로 VIP 등급 요건을 충족해 매년 12만 포인트를 제공받는다. 하지만 올해 포인트 소멸을 3개월여 앞둔 현재 잔여 포인트는 11만9040포인트에 달한다.
그는 "포인트는 많이 주는데 정작 사용처는 많지 않은 것 같다"며 "포인트 사용이 가능해도 전액 결제가 되지 않는데 어떻게 10만 포인트 넘게 사용하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국내 B 이동통신사 VIP 회원인 김모씨(33) 역시 연간 납부 휴대폰 요금이 100만원에 가까워 상위 등급으로 분류돼 지정된 브랜드 영화관에서 '1+1 무료 영화'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이용률은 높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그동안 영화관을 거의 못갔다. 간다고 해도 평일에 봐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 혜택을 받기 어렵다"며 "제휴처가 너무 많아 일일이 외우기도 어렵다. 어디서 어떤 할인을 받을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멤버십 혜택 가운데 포인트 제공형의 경우 연초에 일괄 지급한 뒤 연말에 남아있는 포인트는 모두 소진되는 구조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제때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최대 15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허공에 날리게 된다. 직장인 윤모씨(31)는 "매년 포인트를 거의 버리고 있다"며 "IPTV 유료 영화 등을 결제할 때 몇백원씩 소액만 차감돼 너무 많이 남는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0여회 넘게 인터넷TV(IPTV) 유료 서비스를 이용했는데 포인트 차감액은 총 7400원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포인트 사용처 자체는 100곳 이상에 달하는 등 상당히 많지만, 실제 자주 이용하는 브랜드가 아닌 데다 1회 사용시 차감 포인트가 적어 사실상 부여된 포인트를 소진하기 쉽지 않다는 게 소비자들 주장이다. 윤씨의 경우 지난해 받은 6만5000포인트를 아예 써보지도 못했다. 재작년에는 11만 포인트 넘게 남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용하는 것을 깜빡하고 넘어갔다. 그는 "제대로 된 알림 문자라도 왔으면 안 잊어버렸을 텐데 매년 12월 뒤늦게 알거나 소멸된 뒤에나 깨달아 매년 포인트를 날리고 있다"고 했다.
특히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 중장년층의 경우 포인트를 전부 소진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A 통신사를 이용하는 60대 최모 씨는 "어디가 제휴처인지도 모르겠고 할인 받는 방법도 모르겠다"며 "자식들이 챙겨 쓰라고 귀띔은 하는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결제 금액의 일부를 할인해 주는 '할인형 멤버십' 또는 '무제한 포인트 멤버십'을 운영하는 통신사 브랜드의 경우에도 이를 온전히 이용하긴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제휴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 등 식음료 매장 또는 편의점 제휴처 2~3곳 정도만 기억해 한정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일부 가입자들은 "고작 몇백 원 할인받자고 물건을 살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 "제휴처 할인보다 차라리 매달 휴대폰 요금을 깎아주는 게 더 낫다"고 지적했다.
현재 KT는 이통3사 가운데 유일하게 포인트 제공형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그 대신 지난해 6월 가입자 취향과 기념일에 따른 맞춤형 혜택을 추천해주는 개인화 서비스를 신규 출시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기존 할인형에서 적립형을 추가한 두 가지 방식의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LG유플러스는 멤버십 등급을 3개로 간소화하고 '무제한 포인트' 멤버십을 내세워 분기별로 여행, 영화 등 할인 테마를 선택하는 방식의 신규 멤버십을 출시한 바 있다.
이통3사가 대대적으로 멤버십 제도를 개편했지만 가입자 입장에선 여전히 아쉽다는 목소리가 많다. 멤버십 제도에 대한 양측 인식 차도 존재한다. 가입자 입장에선 멤버십 제도를 '현금성 할인'으로 여기는 반면 멤버십을 제공하는 이통사 입장에선 일종의 '무상 서비스' 개념으로 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 많은 포인트를 모두 현금으로 제공하면 사업자 입장에서 손해가 크다"며 "통신사 멤버십은 부가 고객 서비스 개념으로 카드사 포인트 혜택과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주부 이모씨(36)는 국내 A 이동통신사의 VIP 회원이다. 이씨가 매년 A사에 내는 휴대폰 요금은 100만원 이상으로 VIP 등급 요건을 충족해 매년 12만 포인트를 제공받는다. 하지만 올해 포인트 소멸을 3개월여 앞둔 현재 잔여 포인트는 11만9040포인트에 달한다.
그는 "포인트는 많이 주는데 정작 사용처는 많지 않은 것 같다"며 "포인트 사용이 가능해도 전액 결제가 되지 않는데 어떻게 10만 포인트 넘게 사용하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국내 B 이동통신사 VIP 회원인 김모씨(33) 역시 연간 납부 휴대폰 요금이 100만원에 가까워 상위 등급으로 분류돼 지정된 브랜드 영화관에서 '1+1 무료 영화'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이용률은 높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그동안 영화관을 거의 못갔다. 간다고 해도 평일에 봐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 혜택을 받기 어렵다"며 "제휴처가 너무 많아 일일이 외우기도 어렵다. 어디서 어떤 할인을 받을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너무 남는데"…기껏 몇백원씩 '찔끔 차감'되는 포인트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처럼 국내 이동통신사 올해 멤버십 포인트 소진 시한이 3개월가량 남았지만 적잖은 가입자들이 할인 혜택을 놓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 멤버십은 납부하는 휴대폰 요금 등을 기준으로 가입자별로 등급을 산정해 제공하는 혜택. 국내 주요 이동 통신사는 포인트를 정액 또는 무제한 지급하거나 제휴처에서 할인해주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멤버십 혜택 가운데 포인트 제공형의 경우 연초에 일괄 지급한 뒤 연말에 남아있는 포인트는 모두 소진되는 구조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제때 포인트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최대 15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허공에 날리게 된다. 직장인 윤모씨(31)는 "매년 포인트를 거의 버리고 있다"며 "IPTV 유료 영화 등을 결제할 때 몇백원씩 소액만 차감돼 너무 많이 남는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10여회 넘게 인터넷TV(IPTV) 유료 서비스를 이용했는데 포인트 차감액은 총 7400원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포인트 사용처 자체는 100곳 이상에 달하는 등 상당히 많지만, 실제 자주 이용하는 브랜드가 아닌 데다 1회 사용시 차감 포인트가 적어 사실상 부여된 포인트를 소진하기 쉽지 않다는 게 소비자들 주장이다. 윤씨의 경우 지난해 받은 6만5000포인트를 아예 써보지도 못했다. 재작년에는 11만 포인트 넘게 남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재택근무 기간이 길어지면서 사용하는 것을 깜빡하고 넘어갔다. 그는 "제대로 된 알림 문자라도 왔으면 안 잊어버렸을 텐데 매년 12월 뒤늦게 알거나 소멸된 뒤에나 깨달아 매년 포인트를 날리고 있다"고 했다.
특히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고 있는 중장년층의 경우 포인트를 전부 소진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A 통신사를 이용하는 60대 최모 씨는 "어디가 제휴처인지도 모르겠고 할인 받는 방법도 모르겠다"며 "자식들이 챙겨 쓰라고 귀띔은 하는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결제 금액의 일부를 할인해 주는 '할인형 멤버십' 또는 '무제한 포인트 멤버십'을 운영하는 통신사 브랜드의 경우에도 이를 온전히 이용하긴 어렵다는 반응이 많다. 제휴처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파리바게뜨 등 식음료 매장 또는 편의점 제휴처 2~3곳 정도만 기억해 한정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일부 가입자들은 "고작 몇백 원 할인받자고 물건을 살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 "제휴처 할인보다 차라리 매달 휴대폰 요금을 깎아주는 게 더 낫다"고 지적했다.
가입자들 "차라리 휴대폰 요금 깎아달라"…이통사 '난감'
이동통신사 가입자들이 놓치고 있는 포인트 혜택은 최근 5년간 총 700억원 규모에 이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이 최근 이통 3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소비자가 사용하지 못하고 소멸된 마일리지는 SK텔레콤 351억원, KT 117억원, LG유플러스 233억으로 총 701억원에 달한다. 그간 이통사들은 멤버십 제도 개편을 통해 가입자들 포인트 소진을 독려해왔지만 이용률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현재 KT는 이통3사 가운데 유일하게 포인트 제공형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그 대신 지난해 6월 가입자 취향과 기념일에 따른 맞춤형 혜택을 추천해주는 개인화 서비스를 신규 출시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기존 할인형에서 적립형을 추가한 두 가지 방식의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LG유플러스는 멤버십 등급을 3개로 간소화하고 '무제한 포인트' 멤버십을 내세워 분기별로 여행, 영화 등 할인 테마를 선택하는 방식의 신규 멤버십을 출시한 바 있다.
이통3사가 대대적으로 멤버십 제도를 개편했지만 가입자 입장에선 여전히 아쉽다는 목소리가 많다. 멤버십 제도에 대한 양측 인식 차도 존재한다. 가입자 입장에선 멤버십 제도를 '현금성 할인'으로 여기는 반면 멤버십을 제공하는 이통사 입장에선 일종의 '무상 서비스' 개념으로 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 많은 포인트를 모두 현금으로 제공하면 사업자 입장에서 손해가 크다"며 "통신사 멤버십은 부가 고객 서비스 개념으로 카드사 포인트 혜택과는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