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순 사라진다' 경고에…'그럼 누가 갖냐' 우려 급부상 [박종서의 신문사 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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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넷째 주에 신문사에서 가장 많이 소개된 신간은 <마인>
다양성의 중요성 일깨우는 <다이버시티파워>도 높은 관심
다양성의 중요성 일깨우는 <다이버시티파워>도 높은 관심
(편집자주) 언론사에는 책소개를 기다리는 신간들이 일주일에 수십권씩 들어옵니다. 실제로 소개되는 책은 극히 일부인데 주요 신문사들의 서평을 분석해서 전해드립니다. 신간 사실 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놓치지 않고 매주 접해보실 수 있습니다.인류 역사는 소유권의 역사가 아닐까 싶은데요. 다들 네 거 내 거를 나누는데 진심이지요. 소유권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신간이 나오니 높은 시선을 끌었습니다. 7개 신문사 가운데 5곳이 서평을 썼습니다. 마이클 헬러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와 제임스 살츠먼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가 쓴 <마인>이라는 책입니다. ‘깃발 꽂는 자가 주인?…소유의 원칙은 누가 정하는가’(동아) ‘먼저 온 사람이 임자가 아닐 때’(중앙) 등의 제목으로 크게 다뤄졌습니다. 저자들은 소유권에 관한 이론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자로 꼽힌다고 합니다.
책에 따르면 소유를 둘러싼 모든 논쟁은 여섯 가지 법칙으로 모두 결정됩니다. △선착순의 법칙 △점유의 법칙(먼저 차지한 사람이 우선) △노동의 법칙(내가 일해서 얻은 것은 내 것) △귀속의 법칙(내 소유물에 딸려 있으면 내 것) △자기 소유권의 법칙(내 몸은 내 것) △상속의 법칙(물려받은 것은 내 것) 입니다. 이렇게 간단하면 좋으련만 실제 생활에서는 희색 지대가 많습니다. 신연수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기자가 서평 기사의 제목을 ‘(내 몸은 내 것이라면서) 머리카락은 파는데, 왜 장기거래는 불법일까’라고 달아놓은 것은 이유입니다. 경향신문은 비행기 좌석의 뒤편은 누구의 소유인가라는 내용을 인용해 소유권 문제의 복잡함을 꺼내 듭니다.
<마인>은 우리가 소유권에 대해 보다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소유권에 대한 정의 강자의 논리를 대변하는 움직임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마존은 여러분들의 계정을 임의로 삭제할 수 있다는데 혹시 알고 계셨나요. 동아일보는 “소유권에 대한 공통된 이해가 있어야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평화롭게 어울려 살아갈 수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를 인용하며 “힘을 가진 이들이 마음대로 소유권의 원칙을 설계하도록 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일”라고 촌평했습니다. 동질성이 강한 집단의 위험성을 아십니까. <다이버시티파워>는 우리말 그대로 다양성의 힘에 대해 깨우쳐주는 책입니다. 이 책에 대해서도 5개 신문사가 서평을 남겼습니다.
‘CIA 능력자들은 왜 오사마 빈 라덴을 얕봤나(중앙)’ ‘CIA는 왜 9.11 전조를 놓쳤나(한국)’ ‘다양성은 어떻게 능력주의를 뛰어넘었나(서경)’ 등등의 제목으로 보도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은 ‘CIA가 이슬람 문화를 알았다면 9·11은 없었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중상류층·백인·개신교가 대다수인 CIA가 빈 라덴을 정확히 분석하지 못하게 됐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저자는 영국 언론인 출신의 매슈 사이드로 여섯 권의 책을 낸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가는 솜씨가 좋습니다. 영국 국가대표 축구팀의 성적이 신통치 않자 축구협회가 기술자문위원회에 첨단 기술 스타트업 창업자, 사이클 코치, 교육 전문가, 럭비팀 감독, 사관학교의 첫 여성 교장 등을 투입해 재미를 본 내용도 흥미롭습니다. 한편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면>이라는 책도 다양성을 강조하는 책으로 2곳에서 소개됐네요.
105개국 2만여명의 후회를 분석한 책이 있다면 읽어보시겠습니까. 신간 <후회의 재발견>입니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의 수석 연설문 작성자로 뉴욕타임스 등에 기고해 온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가 저술했습니다. 조선일보가 ‘아픈 과거는 그냥 잊으라고? 제대로 된 후회는 힘이 세다’는 제목으로 서평 면의 머리기사로 다뤘습니다. 이외에도 9월 넷째 주에는 개 사료가 탄수화물 범벅으로 개들에게는 ‘패스트푸드’ 같다고 일갈한 <포에버 도그>, 2차 대전에 필로폰이 각성제로 투여됐다는 내용 등이 담긴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가 신문사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박종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