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은 사통팔달 교통 인프라를 기반으로 각종 산업단지가 몰려 있다. 하늘에서 본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충청남도 제공
충남은 사통팔달 교통 인프라를 기반으로 각종 산업단지가 몰려 있다. 하늘에서 본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 /충청남도 제공
충청남도는 지난달 민선 8기 들어 첫 외자 유치에 성공했다. 도는 반도체용 특수가스, 산업용 축전지, 고급 바닥재 타일 제조 등 3개 글로벌 기업과 천안·홍성에 4700만달러를 투자해 공장을 신·증축하기로 협약했다고 28일 밝혔다.

특수가스 등 기초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칸토덴카 화인프로덕츠 한국공업은 천안 제5 일반산업단지 외국인 투자지역 확장 부지 2만5098㎡에 3000만달러를 들여 반도체용 특수가스 생산 시설을 증축한다. 공장이 가동하면 국내 기업에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다. 남일중공업은 1만978㎡에 산업용 축전지 생산공장을 추가 건립하고, 동신포리마는 홍성 구항농공단지 7355㎡에 1200만달러를 투자한다. 도 관계자는 “외국 기업의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향후 5년간 7500억원의 매출 상승, 3580억원 수출 증대, 160명의 신규 고용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 석유화학산업을 이끄는 핵심 지역이다. 무역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디스플레이산업의 충남 수출액 비중은 120억8000만달러(56.5%)를 차지한다. 자동차부품 산업은 국내 시장의 7.9%를 점유한다. 석유화학산업은 서산 석유화학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연간 에틸렌 478만t과 석유화학제품 791만t을 생산한다. 국내의 37.6% 수준이다. 철강산업은 현대제철과 동부제철 등이 국내 물량의 23.7%를 생산한다.

○올해 들어 6개 해외 기업 투자 유치

국내·외 기업들 '투자 밀물'…충남, 올들어 2억弗 외자 유치
충청남도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해외 기업 유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도는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5년간 56개 외국기업으로부터 23억9050만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신규 고용 인원은 6324명이다. 연도별로는 2018년 12개(3억8100만달러), 2019년 15개(9억2200만달러), 2020년 13개(5억7400만달러), 지난해 10개(3억1550만달러) 기업을 유치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6개(1억9800만달러) 기업이 투자하기로 했다.

국가별로는 일본 9개, 미국 8개, 중국과 독일 각각 7개 프랑스와 대만 각각 6개 등이다. 벨기에, 네덜란드, 노르웨이, 사우디아라비아, 스위스, 캐나다, 룩셈부르크, 영국, 스웨덴 기업도 충남에 투자하기로 했다. 단일 투자 규모로는 프랑스 토탈이 5억달러로 가장 많았다. 연구개발(R&D) 분야에서 독일의 베바스토가 전기차용 배터리팩 개발을 위해 1억800만달러를 투자한다.

미국 듀폰과 벨기에 유미코아가 반도체용 첨단소재와 2차전지 양극재 개발을 위해 각각 3000만달러를 투자한다. 대만 글로벌웨이퍼스는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생산을 위해 1억12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 기업들이 앞다퉈 충남에 반도체 생산용 필수제품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기업 5년간 3495개 공장 가동

국내 기업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도는 지난 15일 18개 기업과 4282억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7월 국내 식품기업을 유치한 데 이은 민선 8기 들어 두 번째 결실이다. 28일 도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7월까지 5년간 국내 기업 투자금은 16조9223억원, 신규 고용인원은 6만6544명으로 나타났다. 2018년 이후 공장을 가동한 기업은 3495개로 집계됐다. 이 중 81개는 수도권 이전 기업이다. 연도별 유치 기업 및 투자액은 2018년 716개(2조6155억원), 2019년 749개(3조7363억원), 2020년 752개(3조2247억원), 지난해 755개(5조5585억원)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523개 기업이 1조7873억원을 투자하기로 도와 협약했다.

○항만·도로·철도 등 사통팔달 교통망

충남은 항만과 철도, 고속도로를 두루 갖췄다. 도는 2027년까지 7192억원을 투입하는 호남선 고속화 사업(충남 논산역~대전 가수원역)을 추진 중이다. 급곡선 구간 31곳을 5곳으로 줄이고, 철도 건널목을 입체화해 기존 선로(45㎞)를 29.2㎞로 줄일 계획이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논산역에서 서대전역까지 이동 시간이 33분에서 20분으로 13분 단축된다. 경부고속철도(KTX)를 이용하면 용산역에서 논산역까지 1시간 23분이면 도착한다.

2024년에는 충남 홍성과 경기 화성(송산)을 연결하는 90㎞ 구간의 서해선 복선전철이 생긴다. 시속 260㎞의 고속열차가 홍성에서 송산까지 40분 만에 주파한다. 서해선은 지하철 신안산선(약 40㎞)을 통해 서울로 이어진다.

서해선과 KTX를 연결하는 사업도 본격화한다. 경기 평택 청북(서해선)에서 화성 향남(KTX)까지 7.1㎞ 구간을 연결하는 사업으로 5491억원이 투입된다. 두 선로가 연결되면 홍성에서 서울까지 48분이면 닿는다. 장항선(아산~군산)도 2026년까지 118.6㎞ 구간이 단선에서 복선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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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망도 갖춰진다. 2027년 충남 서북부 산업벨트와 내륙을 연결하는 천안당진고속도로(43.68㎞)가 개통한다. 경기(평택)~충남(부여)~전북(익산)을 잇는 서부내륙민자고속도로(137.4㎞)는 2024년 1단계(평택~부여)에 이어 2034년 2단계(부여~익산)가 완공된다. 충남 서해안은 당진·평택, 대산, 보령, 태안, 장항 등 5개 무역항이 있다. 경부와 호남고속철도, 경부·호남·장항 등 3개의 철도노선과 수도권 전철이 지난다. 도는 민선 8기 교통 인프라를 기반으로 남부권 균형발전을 위해 논산 국방 국가산단, 청양산단, 부여산단을 조성할 계획이다.

김태흠 지사는 “국가산업 발전의 중심이 서해안으로 이동하면서 제조업 기반의 산단이 밀집한 충남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거미줄 교통망과 기업 수요에 맞는 입지 제공으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홍성=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