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올해부터 군 장병의 창업동아리 활동 활성화 및 생산적인 군 복무를 유도하기 위해 2017년부터 육·해·공군에서 진행한 창업경진대회 전군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방부 대회에 앞서 군별 예선으로 육군과 해군, 공군이 각각 연 1회 시행하던 군별 창업경진대회에 해병대를 추가했고, 육군은 자체적으로 하반기 대회를 추가 편성했다.

육·해·공군 창업경진대회 확대…해병대도 동참
군 창업경진대회는 2017년 육군을 시작으로 전군으로 확산했다. 현재는 군별 대회를 치르고, 수상 팀에 국방부 자체 대회 및 범부처 대회, 아시아 대학생창업교류전에 참가할 기회를 준다. 국방부는 전군 장병이 이용할 수 있는 모바일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창업자 선배와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군이 창업 프로그램을 병영 문화로 이식한 것은 군과 사회의 단절을 조금이나마 완화하기 위해서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해마다 입대자가 줄고 있는 데다 ‘군복무=시간 낭비’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징병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과시간 중엔 제대로 된 교육·훈련을 받고, 자유 시간이 주어지는 일과 후엔 사회 복귀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창업경진대회의 핵심이다. 국방부는 올해 대회부터는 국방예산으로 대회를 추진하며 총상금을 4100만원으로 확대했다.

올해부터는 해병대도 자체 대회를 열었다. 지난 5월 열린 본선대회에는 1차 예선을 통과한 26개 팀이 참여해 인공지능 글쓰기 도우미 아이디어를 낸 웅성웅성팀(백태영 서호진 신영민 이웅성 표혜강)이 대상을 차지했다. 이 팀이 고안한 ‘뉴로리드(NeuroRead)’는 AI가 255가지 언어학적 요소를 분석해 원하는 목적과 형태에 맞는 글을 자동 완성해주는 글쓰기 도우미 프로그램이다.

육군은 국방부 대회의 예선 성격이던 전반기 대회와 별도로 자체 대회인 제8회 육군 창업경진대회를 연다. 예선 신청을 받고 있으며, 10월에 예선 심사 및 결선을 거쳐 오는 11월 17일 한국경제신문사 18층 다산홀에서 최종 시상식이 열린다.

창업경진대회 참여가 창업으로 이어지고, 시장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는 스타트업으로 발돋움한 사례도 있다. 육군 특수전사령부 군의관 출신인 이원철 링티 대표는 2017년 경구수액인 ‘링티’를 개발해 군의관 및 민간인 의사 동료들과 함께 2017년 육군창업경진대회에 참가해 대상을 수상했다. 링티는 이후 연매출 371억원의 기업으로 올라섰다. 국방부 대회 참가자 중 10개 팀이, 육군대회 출신은 27개 팀이 창업경진대회 참여 아이템으로 창업에 도전했다.

군은 창업경진대회 출신자들이 우리 경제를 이끄는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잡도록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창업경진대회 출신들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중소기업벤처부와 협업해 창업희망자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창업경진대회 출신을 위한 ‘군 창업 동문회’도 연내 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