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신용위기만 없으면 증시 저평가 영역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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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바닥은 어디인가' 릴레이 인터뷰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 팀장
삼성전자 매도?…"현 상황에선 적절치 못해"
"시장 저평가 영역 진입…신용위기와 확산 주의해야"
"유연성 높이기 위해선 일정 수준의 현금 비중 유지해야" "패닉 상태에 빠진 주식시장에선 무리하게 매수와 매도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제력이 필요한 시기죠. 대응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현금 비중을 유지해야 합니다. 주식 가격이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지만, (기업)신용 문제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으로 경기 침체가 현실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패닉셀링(공포에 의한 투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때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낙관론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주식시장이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끝이 모르게 가격이 치솟았던 것과 정반대 상황에 몰렸기 때문.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회수해야 할지, 일명 '물타기'를 통해 향후 반등을 노려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주식시장 저점이 올 4분기 중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미 시장은 내년 침체 우려까지 반영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철저하게 '숫자'(실적)가 증명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팀장에게 4분기 주식시장의 대응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주식시장에서 종목 장세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에선 투자 전략 등에 변화가 있나요?
"지수와 종목의 변동성이 유독 높은 시기입니다. 단기 대응(예측)이 어려운 상황이죠. 매크로 상황이 복잡하게 얽힌 데다 주도주가 없다 보니(대형주의 실적 모멘텀 부족) 특정 테마나 종목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짧은 매매가 아니라면 장기투자자에게 대응이 매우 어려운 시장입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의 매파적 입장이 다시금 확인됐습니다. 올해 말까지 국내 증시의 향방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합니다.
"Fed의 매파적 입장보다는 '신뢰도 하락'이 문제입니다. 시장이 충격을 받은 것은 통화정책에 대해 일관되지 못한 시그널과 스탠스 때문입니다, 정책의 실패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주식시장은 급락에 따른 회복이 시차를 두고 진행되겠지만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지수의 상단을 높게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박스권으로의 복귀를 예상해봅니다."
▷국내 증시에 대한 악영향도 불가피할 것 같은데, 4분기 코스피지수 전망치는 어떻게 보나요? 나아가 주식 외에 추천할 만한 투자처는 어디가 있나요?
"대외 변수의 환경에 따라 가변적이나, 예상되는 기업이익(올해와 내년)에 따른 코스피지수의 적정가치는 2400포인트 전후로 판단됩니다. 또 주식 외 투자처로는 고금리 정기 예금 등 '확정 일드(Yield)'가 높은 상품에 배분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위험자산 투자는 추후 진입 시기를 고려해야 합니다."
▷국내 증시가 저가 매수를 할 만큼 매력 있는 수준이 됐다고 보나요?
"관건은 신용위기의 확산 및 전염 여부(부채의 위기)입니다. 경기와 기업 체력의 문제가 아닌 신용 문제로 확산된다면 추가 충격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용위기로의 전염이 아니라면, 가격은 저평가 영역에 진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코스피의 최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7%로 가정할 경우 타깃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 수준(COE 8.6% 현 수준 지속 가정, COE=자기자본비율)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코스피지수로 환산하면 2100포인트 수준이 펀더멘털 저점 레벨이라고 판단됩니다."
▷급락장 속 어떤 투자전략이 필요하나요, 나아가 유망하거나 조심해야 하는 업종·종목은 무엇이 있을까요?
"패닉 국면 속에서 무리한 대응(매수와 매도 포함)은 자제해야 합니다. 대응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현금 비중을 유지할 것을 추천합니다. 시장의 변곡점을 정확히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죠. 유망 업종은 시장의 변수(금리, 경기)와 무관하게 성장을 이어가는 업종이 그 대상에 해당됩니다. 2차전지 등 전기차 생태계에서 과점적인 지위를 갖진 기업이 유리하죠. 반면 피해야 할 업종은 공급과잉 산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경쟁이 심화된 업종이죠."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여전합니다. 향후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요?
"삼성전자는 경기의 사이클을 타는 업종입니다. 현재 주가는 반도체 경기 부진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도 전략의 효용은 떨어진다고 판단됩니다. 현 밸류에이션 수준도 낮은 상태죠.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인내가 필요한 시기로 봅니다. 향후 반도체 가격 하락 진정, 유미의한 공급 축소 시그널이 나타날 때가 주가 회복의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등 시 적정 비중으로 축소하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내년 경기 침체를 넘어 기업들의 부도(디폴트) 사태 전망까지 나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특히 연말로 갈수록 기업 실적 전망치가 지금보다 더 하향될 것으로 보는지 궁금합니다.
"정책의 전환 및 대응 시기가 너무 늦는다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현재의 Fed의 금리 정책(고금리 기조)이 장기화된다면 신용시장에 부정적이죠. 기업 실적 전망치는 지난 5월부터 하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이번 3분기 실적 발표에 하향 조정이 좀 더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갈수록 주식시장 전망이 좋지 않습니다. 4분기와 내년 주식시장 전망이 궁금합니다.
"이미 주식시장은 내년 우려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현 추세라면 올해 연말 고비를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장의 저점은 오히려 올 하반기 중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4분기와 내년은 철저하게 '숫자', 즉 실적이 증명되는 기업 중심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수준이 유지된다면 금리(비용)를 상쇄할 만한 높은 성장성을 가진 기업만이 시장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증시 바닥은 어디인가' 릴레이 인터뷰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 팀장
삼성전자 매도?…"현 상황에선 적절치 못해"
"시장 저평가 영역 진입…신용위기와 확산 주의해야"
"유연성 높이기 위해선 일정 수준의 현금 비중 유지해야" "패닉 상태에 빠진 주식시장에선 무리하게 매수와 매도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제력이 필요한 시기죠. 대응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현금 비중을 유지해야 합니다. 주식 가격이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지만, (기업)신용 문제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으로 경기 침체가 현실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패닉셀링(공포에 의한 투매)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때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란 낙관론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주식시장이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끝이 모르게 가격이 치솟았던 것과 정반대 상황에 몰렸기 때문.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회수해야 할지, 일명 '물타기'를 통해 향후 반등을 노려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주식시장 저점이 올 4분기 중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미 시장은 내년 침체 우려까지 반영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철저하게 '숫자'(실적)가 증명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팀장에게 4분기 주식시장의 대응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주식시장에서 종목 장세가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시장에선 투자 전략 등에 변화가 있나요?
"지수와 종목의 변동성이 유독 높은 시기입니다. 단기 대응(예측)이 어려운 상황이죠. 매크로 상황이 복잡하게 얽힌 데다 주도주가 없다 보니(대형주의 실적 모멘텀 부족) 특정 테마나 종목으로 집중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짧은 매매가 아니라면 장기투자자에게 대응이 매우 어려운 시장입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미국 중앙은행(Fed)의 매파적 입장이 다시금 확인됐습니다. 올해 말까지 국내 증시의 향방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합니다.
"Fed의 매파적 입장보다는 '신뢰도 하락'이 문제입니다. 시장이 충격을 받은 것은 통화정책에 대해 일관되지 못한 시그널과 스탠스 때문입니다, 정책의 실패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주식시장은 급락에 따른 회복이 시차를 두고 진행되겠지만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지수의 상단을 높게 보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박스권으로의 복귀를 예상해봅니다."
▷국내 증시에 대한 악영향도 불가피할 것 같은데, 4분기 코스피지수 전망치는 어떻게 보나요? 나아가 주식 외에 추천할 만한 투자처는 어디가 있나요?
"대외 변수의 환경에 따라 가변적이나, 예상되는 기업이익(올해와 내년)에 따른 코스피지수의 적정가치는 2400포인트 전후로 판단됩니다. 또 주식 외 투자처로는 고금리 정기 예금 등 '확정 일드(Yield)'가 높은 상품에 배분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위험자산 투자는 추후 진입 시기를 고려해야 합니다."
▷국내 증시가 저가 매수를 할 만큼 매력 있는 수준이 됐다고 보나요?
"관건은 신용위기의 확산 및 전염 여부(부채의 위기)입니다. 경기와 기업 체력의 문제가 아닌 신용 문제로 확산된다면 추가 충격 가능성이 있습니다. 신용위기로의 전염이 아니라면, 가격은 저평가 영역에 진입한 것으로 보입니다. 코스피의 최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7%로 가정할 경우 타깃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8배 수준(COE 8.6% 현 수준 지속 가정, COE=자기자본비율)으로 추정됩니다. 이를 코스피지수로 환산하면 2100포인트 수준이 펀더멘털 저점 레벨이라고 판단됩니다."
▷급락장 속 어떤 투자전략이 필요하나요, 나아가 유망하거나 조심해야 하는 업종·종목은 무엇이 있을까요?
"패닉 국면 속에서 무리한 대응(매수와 매도 포함)은 자제해야 합니다. 대응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현금 비중을 유지할 것을 추천합니다. 시장의 변곡점을 정확히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죠. 유망 업종은 시장의 변수(금리, 경기)와 무관하게 성장을 이어가는 업종이 그 대상에 해당됩니다. 2차전지 등 전기차 생태계에서 과점적인 지위를 갖진 기업이 유리하죠. 반면 피해야 할 업종은 공급과잉 산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경쟁이 심화된 업종이죠."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여전합니다. 향후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요?
"삼성전자는 경기의 사이클을 타는 업종입니다. 현재 주가는 반도체 경기 부진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도 전략의 효용은 떨어진다고 판단됩니다. 현 밸류에이션 수준도 낮은 상태죠.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인내가 필요한 시기로 봅니다. 향후 반도체 가격 하락 진정, 유미의한 공급 축소 시그널이 나타날 때가 주가 회복의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반등 시 적정 비중으로 축소하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내년 경기 침체를 넘어 기업들의 부도(디폴트) 사태 전망까지 나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요? 특히 연말로 갈수록 기업 실적 전망치가 지금보다 더 하향될 것으로 보는지 궁금합니다.
"정책의 전환 및 대응 시기가 너무 늦는다면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현재의 Fed의 금리 정책(고금리 기조)이 장기화된다면 신용시장에 부정적이죠. 기업 실적 전망치는 지난 5월부터 하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이번 3분기 실적 발표에 하향 조정이 좀 더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갈수록 주식시장 전망이 좋지 않습니다. 4분기와 내년 주식시장 전망이 궁금합니다.
"이미 주식시장은 내년 우려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현 추세라면 올해 연말 고비를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장의 저점은 오히려 올 하반기 중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4분기와 내년은 철저하게 '숫자', 즉 실적이 증명되는 기업 중심으로 투자해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수준이 유지된다면 금리(비용)를 상쇄할 만한 높은 성장성을 가진 기업만이 시장에서 선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