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단골' 中 옌렌커 "아직도 쓸 얘기 많다"
“노벨문학상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으려 합니다. 제게 중요한 건 남은 시간 동안 좋은 작품을 쓰는 것입니다. 전 세계 독자들이 아직 읽어보지 못한 그런 작품을 쓰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습니다.”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히는 중국의 문호 옌롄커(64·사진)는 28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수상작가 기자회견에서 “누가 중국 국가주석이 되는지 같은 정치적인 문제에는 별 관심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작가가 국가나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다소 뜻밖의 발언이다. 그는 평생을 중국 사회에 비판적인 소설을 쓰는 데 보냈다. 대표작인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와 <사서(四書)>가 그런 책이다. 문화대혁명 시기를 배경으로 국가 체제를 희화화하고 풍자한다.

이 때문에 대표작 두 권을 포함해 그의 많은 작품이 중국에서 금서로 지정돼 있다. 그런데도 개의치 않다고 했다. 옌롄커는 “독자들이 내 책을 읽느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다”며 “진정한 작가라면 마음속에 있는 것을 글로 진실하게 표현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홍콩과 대만에선 중국어로 책이 출간돼 있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읽을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 몇백 부를 인쇄해 선물로 주기도 한다”고 했다.

옌롄커가 오로지 작품 창작에만 관심을 두는 이유는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60세 생일이 지나면서 매일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며 “아직도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데서 오는 압박감은 여러분이 상상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65세 이후에도 더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