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건축] 가장 시적인 건축가, 고양이를 모방하다…파주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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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웅크린 고양이처럼 부드러운 곡선, 푸른 하늘로 날렵하게 치솟는 직선. 경기 파주 헤이리마을 출판단지의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포르투갈 출신 세계적 건축가인 알바루 시자의 역작이다. 아름다운 공간 분할과 물결치듯 생동감 넘치는 곡선을 따라 시선을 옮기다 보면 자연은 여백이 되고, 건물은 시가 된다.
1936년생인 시자는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이다. 단순한 형태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백색 건축물을 주로 만들어 건물이 하나의 조각처럼 보이게 하는 예술가다. 이런 이유로 ‘건축의 시인’이라 불린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의 ‘미메시스’는 고양이를 모방(mimesis)했다는 뜻을 담고 있다. 건물의 평면도는 얌전하게 앉아 있는 고양이를 연상케 한다. 전면에는 아찔한 직선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후면엔 고양이의 앞발을 닮은 부드러운 곡선이 어우러진다.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그림자가 이동하며 건물에 운율을 더한다.
시자는 국내에도 여러 건축물을 남겼다. 안양 파빌리온, 경북 군위 사유원, 아모레퍼시픽 용인연구소 등에 그의 손길이 닿았다. 1992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2002년 베네치아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받은 86세의 거장은 자신의 철학을 이렇게 말한다.
“건축가는 아무것도 창조하지 않는다. 다만 실재를 변형할 뿐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1936년생인 시자는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이다. 단순한 형태에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백색 건축물을 주로 만들어 건물이 하나의 조각처럼 보이게 하는 예술가다. 이런 이유로 ‘건축의 시인’이라 불린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의 ‘미메시스’는 고양이를 모방(mimesis)했다는 뜻을 담고 있다. 건물의 평면도는 얌전하게 앉아 있는 고양이를 연상케 한다. 전면에는 아찔한 직선이 만들어내는 긴장감이, 후면엔 고양이의 앞발을 닮은 부드러운 곡선이 어우러진다.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그림자가 이동하며 건물에 운율을 더한다.
시자는 국내에도 여러 건축물을 남겼다. 안양 파빌리온, 경북 군위 사유원, 아모레퍼시픽 용인연구소 등에 그의 손길이 닿았다. 1992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2002년 베네치아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받은 86세의 거장은 자신의 철학을 이렇게 말한다.
“건축가는 아무것도 창조하지 않는다. 다만 실재를 변형할 뿐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