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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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댁과 남편으로부터 낙태와 이혼을 강요받고 양육비 미지급까지 통보받은 임신부의 사연이 알려졌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는 “남편이 너무 무책임하다”며 “남편은 아이에 대한 1차적 부양 의무가 있으므로 양육비를 당연히 줘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지난 27일 YTN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임신 5개월 차라는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 사연에 따르면 남편으로부터 매달 200만 원의 생활비를 받는 시부모는 처음부터 A씨의 결혼과 임신을 달가워하지 않더니 급기야는 A씨를 상대로 “살이 쪘다”며 외모 비하를 하거나 “돈도 안 벌면서 돈을 함부로 쓴다”고 막말을 이어갔다.

그러다 보니 A씨는 시댁에 가는 것을 꺼리게 됐는데 이를 이유로 남편 역시 A씨에게 “아이를 지우라”며 막말을 하고 이혼을 강요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이혼해도 아무것도 줄 수 없다. 원치 않는 아이니 양육비는 꿈도 꾸지 말라”는 말도 했다.

A씨는 “남편은 한 달 수익이 1000만 원 이상 되는 전문직 종사자지만 결혼생활 3년 내내 생활비 한 푼 제대로 준 적 없다. 지금 사는 집이 남편의 아파트고 관련 공과금은 남편이 부담했지만, 장보고 먹고 쓰는 건 친정에서 주시는 생활비로 제가 부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혼 시 재산분할과 양육비에 대해 문의했다.

이에 대해 양소영 변호사는 “(양육비를) 안 주는 건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단언했다. 강효원 변호사 역시 “‘원치 않는 아이라서 양육비를 줄 수 없다’는 건 너무 무책임하다”며 “부모는 자신의 미성년 자녀를 부양해야 할 1차적 부양의무를 갖고 있고 민법에서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친자 관계라면 당연히 발생하는 의무”라고 지적했다.

강 변호사에 따르면 현재 양육비 산정 기준표상으로 부모의 합산 소득이 1000만 원대인 경우 0~2세의 표준 양육비는 월 200만원이다. 강 변호사는 “앞으로 부모의 급여가 늘어나거나 자녀가 성장함에 따라 지출된 양육비가 늘어날 텐데, 그럴 때는 양육비 변경 심판 청구를 통해 증액을 요구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다만 “혼인 기간이 3년 정도로 짧고,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를 남편이 마련해왔기 때문에, 재산분할 시 기여도를 많이 주장하긴 어렵다”고 했다. “친정에서 생활비를 보조해 주었다고 하더라도 재산을 형성하는 데 투입된 금액의 차이가 크다”는 것.

양 변호사는 “귀책사유 없이 아이와 함께 쫓겨나야 하는 ‘축출 이혼’인 만큼, 앞으로 자녀를 키워야 하는 부양 요소를 감안해서 일반적인 사안보다 재산 분할 기여도를 조금 더 높게 봐주는 판례들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