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한 쌀·계란 다 버렸다"…中 코로나 '황당 방역'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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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들어온 모든 것은 이렇게 버려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봉쇄된 중국 헤이룽장성의 한 지역에서 공무원들이 멀쩡한 쌀과 계란을 외부에서 반입됐다는 이유로 버리는 황당한 일이 발생해 논란이 되고 있다. 관리들은 심지어 이런 방역 정책을 홍보하기 위해 쌀과 계란을 버리는 영상을 촬영했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주말(24∼25일)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에서 헤이룽장성 자무쓰시 자오구에서 촬영된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자무쓰시는 지난 17일 코로나19 감염자가 2명 보고되자 다음 날부터 봉쇄됐다. 영상 속에서 한 남성은 새 쌀 포대를 커터 칼로 뜯더니 내용물을 쓰레기통에 쏟아부었고 계란은 다 깨트려서 버렸다. 그러면서 이 남성은 "밖에서 들어온 모든 것은 이렇게 버려버려야 해"라고 말했다.
자오구 전염병 통제센터(센터)는 26일 성명을 통해 해당 영상이 관할 훙치 지역 관리에 의해 촬영된 것이라며, 해당 관리는 일부 주민이 방역과 통제 규정을 따르지 않고 쌀과 계란을 개인적으로 전달한 것을 발견하고 이런 조치를 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바깥 지역에서 들어온 물품들이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있다고 보고 영상을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센터는 해당 사건에 직접 관련된 직원들을 엄히 질책하고 교육했으며 당국은 책임이 있는 관리들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중의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팔로워 138만명을 거느린 한 인기 과학 블로거는 "이런 논리라면 외국의 공기와 먼지도 바이러스를 퍼뜨릴 똑같은 위험이 있다"며 "그러면 이제 이웃과 도시를 보호하기 위해 진공 덮개를 만들어야 하나? 어처구니없고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그의 글에는 1만3000여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소셜미디어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주민들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을 상기시키고자 음식을 버리는 것은 역효과만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매체도 비판에 가세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해외판 소셜미디어 계정인 샤커다오는 해당 사건이 권력 남용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역이 무책임하게 진행된 게 처음이 아니라며 "도대체 얼마나 많은 쌀이 버려졌고 그런 일을 벌인 자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나? 이 모든 것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는 '제로 코로나' 정책 아래 지방 관리들이 과도하거나 비상식적인 방역 정책을 취해 논란이 이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다음 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결정될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각 지방 정부가 방역의 고삐를 죄면서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분위기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주말(24∼25일)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SNS) 웨이보에서 헤이룽장성 자무쓰시 자오구에서 촬영된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자무쓰시는 지난 17일 코로나19 감염자가 2명 보고되자 다음 날부터 봉쇄됐다. 영상 속에서 한 남성은 새 쌀 포대를 커터 칼로 뜯더니 내용물을 쓰레기통에 쏟아부었고 계란은 다 깨트려서 버렸다. 그러면서 이 남성은 "밖에서 들어온 모든 것은 이렇게 버려버려야 해"라고 말했다.
자오구 전염병 통제센터(센터)는 26일 성명을 통해 해당 영상이 관할 훙치 지역 관리에 의해 촬영된 것이라며, 해당 관리는 일부 주민이 방역과 통제 규정을 따르지 않고 쌀과 계란을 개인적으로 전달한 것을 발견하고 이런 조치를 했다고 전했다.
이 관리는 바깥 지역에서 들어온 물품들이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있다고 보고 영상을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센터는 해당 사건에 직접 관련된 직원들을 엄히 질책하고 교육했으며 당국은 책임이 있는 관리들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중의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팔로워 138만명을 거느린 한 인기 과학 블로거는 "이런 논리라면 외국의 공기와 먼지도 바이러스를 퍼뜨릴 똑같은 위험이 있다"며 "그러면 이제 이웃과 도시를 보호하기 위해 진공 덮개를 만들어야 하나? 어처구니없고 터무니없다"고 비판했다. 그의 글에는 1만3000여개의 '좋아요'가 달렸다.
소셜미디어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주민들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을 상기시키고자 음식을 버리는 것은 역효과만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영 매체도 비판에 가세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해외판 소셜미디어 계정인 샤커다오는 해당 사건이 권력 남용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역이 무책임하게 진행된 게 처음이 아니라며 "도대체 얼마나 많은 쌀이 버려졌고 그런 일을 벌인 자들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났나? 이 모든 것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에서는 '제로 코로나' 정책 아래 지방 관리들이 과도하거나 비상식적인 방역 정책을 취해 논란이 이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다음 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이 결정될 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각 지방 정부가 방역의 고삐를 죄면서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분위기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