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광주 서구 일대 비행장 운영 가능성 제기
일제 강점기 제작 광주항공기지 지도 첫 공개
일제 강점기 광주 서구 일대에 만들어졌던 군 시설물의 존재를 확인해주는 광주항공기지 지도가 최초로 공개됐다.

이 지도를 통해 서구 5·18기념공원 지하에 광주항공기지의 지휘부가 있었다는 주장도 처음으로 제기됐다.

28일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학생독립운동 제93주년 역사강연회 '숨어있는 광주 역사'에서 신주백 전 독립기념관 독립운동사연구소장은 1945년 8월 작성된 광주항공기지 지도를 공개했다.

이 지도는 신 전 소장이 2015년 일본 방위성에서 찾아낸 것으로 지도에 표시된 동굴 일부의 실체도 직접 확인했다.

신 소장은 이 동굴들이 탄약고와 연료고 등으로 사용돼 서구 일대가 일제 강점기 비행장으로 이용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5·18기념공원 지하 동굴에 광주항공기지 지휘부가 있었고 1970년대까지 한국군이 사용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그는 "지휘부 존재를 알려주는 물탱크까지 있었으나 지금은 물탱크 덮개를 밑받침 삼아 단성전이 세워져 있다"며 "인근에 비행기 활주로 흔적이 있는 등 여러 정황을 봤을 때 항공기지 지휘부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공기지를 조성하기 위해 당시 광주 학생과 주민들이 강제 동원됐다"며 "일본이 전쟁 막판에 우리를 어떻게 전쟁의 소용돌이로 몰았는지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강연회에 참석한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국언 이사장도 "학술 조사를 통해 밝혀져야 하겠지만 당시 열악한 상황에서도 내부에 전기를 끌어오기 위해 배전 시설이 갖춰진 것을 볼 때 매우 중요한 기능을 수행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