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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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발 금융시장 혼란은 '일단' 봉합됐다. 전일 증시를 뒤흔든 '애플쇼크'도 진정되고 있는 분위기다. 폭락을 거듭했던 국내 증시는 반발매수 유입으로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 코스피 되돌림 매수세 유입 전망

영국 중앙은행(BOE)의 국채 매입 및 양적 긴축 시행 연기 발표에 따라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점은 29일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에 따른 외국인 수급 전망이 우호적으로 바뀔 것"이라며 "다만 유로존 경기침체 이슈는 여전히 부담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421.84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 환율은 19원 하락 출발, 코스피는 1.5% 내외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국내 증시는 미국 달러 약세, 금리 하락으로 큰 폭 상승 출발할 것"이라며 "하지만 국내 매수 주체가 부재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의 신용반대매매가 지속되고 있어 추세적 상승에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내 증시 PBR은 0.85배 이하로 이는 금융위기 수준으로 시스템 리스크까지 한 번에 반영한 지수대이기 때문에 장기관점에서는 적극적인 비중 확대 구간"이라고 강조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장초반 개인의 신용 반대매매 물량을 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하겠으나 낙폭과대 인식 속 환율 급등세 진정(현재 역외 -19원), BOE 정책발 주요국 시장 금리 급락 등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IT, 애플 밸류체인 관련주 등 전거래일 급락세가 컸던 종목군들을 중심으로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과거 4건의 증시안정펀드 출범 당시 주식시장도 V자 반등을 연출했던 경험이 있었으나, 당시 반등의 동력은 증안펀드 뿐만 아니라 정부와 중앙은행의 대규모 재정 및 통화 완화정책이 영향이 컸다"며 "현재는 고 인플레이션 문제로 인해 정부나 중앙은행이 부양책을 쓰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증안펀드 가동으로 V자 반등이 재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 나스닥 2.05%↑+유가 80달러 돌파

미국 증시는 영국 금융시장 불안이 중앙은행의 개입으로 다소 진정되고 미국 국채금리가 크게 하락한 여파로 일제히 올랐다. 28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548.75포인트(1.88%) 오른 2만9683.7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1.75포인트(1.97%) 상승한 3719.04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22.13포인트(2.05%) 오른 1만1051.64로 거래를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영국 금융시장 불안과 국채금리 움직임, 미 중앙은행(Fed) 당국자 발언 등을 주시했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시장의 변동성이 금융환경을 추가로 제약적으로 만든다"며 "그럼에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필요가 있으며 내년 3월까지 금리가 4.5%~4.75%까지 인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아이폰 14 증산 철회 관련 뉴스플로우로 인한 주가 반응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긴축,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한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의 소비 둔화 우려는 커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증시에서도 펀더멘털 상으로 빠른 호전을 기대하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유가는 허리케인 '이언'의 북상에 따른 공급 우려와 원유재고 감소 소식에 상승했다.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65달러(4.65%) 오른 배럴당 82.15달러로 마감했다. WTI 가격은 4거래일 만에 배럴당 80달러를 회복했다.

■ 영국발 금융혼란 '일단' 봉합

영국 중앙은행(BOE)이 정부 감세 정책으로 혼란에 빠진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긴급 대규모 국채 매입이라는 깜짝 카드를 꺼냈다. BOE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10월 14일까지 장기 국채를 사들이겠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영국 정부가 대규모 감세 계획을 발표한 후 파운드화가 한때 역대 최저로 급락하고 국채 금리가 2거래일 만에 1%포인트 넘게 급등한 데 따른 조처다.

BOE는 시장 변동성이 계속되면 영국 금융 안정성에 중대한 위험이 된다고 지적했다. 영국 언론들은 금리 급등으로 연기금이 지급불능에 빠질 우려가 제기되자 BOE가 급히 나섰다고 전했다. 채권시장 변동성이 갑자기 너무 커지면서 연기금이 갖고 있던 금리 파생상품에 문제가 생기는 조짐이 나온 것이다. 주요 금융기관들은 금리 급변으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상품 판매를 줄줄이 중단한 상황이다.

텔레그래프지는 BOE가 국채를 하루 50억파운드씩 총 650억파운드(101조원) 어치를 매입한다고 전했다. 반면 BOE는 금융위기 이후 사들인 국채를 다음 주부터 처분하려던 일정은 10월 말로 약 한 달 연기한다.

■ 아이폰 수요 기대보다 저조

최근 출시된 아이폰14가 예상한 것보다 수요가 부진하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애플의 신작 스마트폰 아이폰14의 수요가 예상과 달리 부진을 보이면서 아이폰14 증산 계획을 철회했다는 소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부품 협력업체에 올해 하반기 아이폰14 제품군 600만대 추가 생산을 위한 부품 생산 계획의 취소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아이폰14 수요가 기대했던 것보다 저조한 탓이다.

다만 애플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아이폰 9000만 대 생산 목표는 유지하기로 했다. 고가인 아이폰14 프로 모델의 수요가 기본 모델보다 강한 점을 고려해 일부 협력업체는 기본 모델 부품 생산 라인을 프로 모델 쪽으로 변경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 한국산 전기차의 운명은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방한하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만나 양자 현안과 지역·글로벌 이슈를 두루 논의한다. 현직 미 부통령이 한국을 찾는 것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 2018년 2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방한 이후 4년 6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접견에서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의 해소를 위한 행정부 차원의 각별한 관심을 재차 당부할 가능성이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앞서 한 총리와의 회담에서 "한국의 우려를 이해한다"며 지속적 협의를 언급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국산 전기차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문제점에 대해 미국 주요 언론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문제로 한국의 반발을 샀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IRA가 한미관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분석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