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출근길 도어스테핑을 마친 후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출근길 도어스테핑을 마친 후 집무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 도중 ‘비속어 논란’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 조금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조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검사 생활 10년 하면 '이 XX'가 입에 붙는다. 평소 말버릇이 나온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 출신인 조 의원은 사법연수원 18기로, 23기 윤 대통령보다 5년 선배다.

조 의원은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평소대로 한 건데 ‘이게 이렇게 욕먹을 일이냐’ 생각한 것 같다”며 “나중에 보니까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닌, 큰일이 돼버리니까 인정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쿨하게 인정하고 ‘긴장을 너무 빨리 풀었다. 말실수를 한 것 같다 유감이다. 앞으로 이런 일 없도록 유의하겠다’고 했으면 이해하고 넘어갔을 일”이라고 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일제히 비속어 논란을 MBC의 왜곡 보도로 규정하며 공세를 퍼붓는 데 대해선 “그렇게 해놓고서는 아니라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면서 ‘좌표 찍기’로 MBC를 악마화 시키는 게 이해는 간다”며 “만약 다 인정하고 사과한다면 그나마 남아 있는 ‘찐 지지층’마저 흔들릴까 봐, 그분들이라도 결속시켜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이렇게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오늘 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할 예정인 가운데, 조 의원은 “모든 것은 국회의장의 결심에 달렸다. 민주당은 오늘 표결하자 했는데 의장 입장에서는 아직 24시간 이상이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해임건의안은 헌정사상 6번이 있었는데 2003년 김두관 행자부 장관 때까지는 다 자진사퇴를 했다”며 “그런데 박근혜 정부 때 대통령이 김재수 농림부 장관의 해임안 통과되기 전부터 '통과돼도 수용 안 한다'고 헌정사상 최초로 이걸 무시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때부터 강호의 법도가 무너지기 시작했다”며 “이번에도 외교 참사를 대하는 대통령과 여당의 태도를 보면 백발백중 수용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한다’ 이렇게 몰아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희연 기자 cu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