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맥주‧게임까지…MZ세대 취향 저격 증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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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MO Insight 「케이스스터디」
유진투자증권, 증권업계 최초 수제맥주 ‘따상주’ 출시
브랜드 웹툰 ‘신입일기’ 누적 조회수 880만회
간편투자앱 출시로 투자 접근성 높여
유진투자증권, 증권업계 최초 수제맥주 ‘따상주’ 출시
브랜드 웹툰 ‘신입일기’ 누적 조회수 880만회
간편투자앱 출시로 투자 접근성 높여
전국 주요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따상주’라는 수제맥주가 새롭게 등장했다. 유진투자증권이 올 초 수제맥주 전문기업 플래티넘 크래프트와 협업해 증권업계 처음으로 내놓은 맥주 상품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MZ세대에게 유진투자증권이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게 핵심 과제”라며 “고민 끝에 2030에게 친숙한 수제맥주로 콜라보 아이템을 택했다”고 말했다.
MZ세대의 눈길을 끌기 위해 맥주 이름과 디자인에도 주식 투자 관련 요소를 반영한 게 특징이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하는 것을 일컫는 ‘따상’으로 이름을 정했다. 주가 상승을 기원하는 빨간색도 배경 디자인에 적용했다.
홍보 방식도 독특하다. 따상주 홍보 뮤직비디오 ‘한주해’를 제작한 게 대표적이다.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하는 고객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내용으로 트로트 히트곡 ‘한잔해’를 ‘한주해’로 개사했다. 방송인 권혁수가 주인공을 맡아 ‘따상’을 원하는 주주들의 심정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해당 뮤직비디오는 이달까지 누적 조회수 약 285만회를 기록하는 등 젊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적극적인 MZ세대 공략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자기자본 1조원을 넘기면서 중형 증권사 대열에 본격 합류했다. 동학운동을 타고 신규 고객을 대거 유치하는 등 리테일(WM) 분야의 빠른 성장이 ‘자기자본 1조원’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콜라보 마케팅 전략을 꾸준하게 구사하고 있다”며 “동학개미 시대의 주축이 됐던 젊은 투자자들을 붙잡으려는 시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 1 고질적인 약점 ‘리테일’
그간 유진투자증권의 고질적인 약점은 ‘리테일’ 부문이었다. 기업금융(IB) 부문을 중심으로 양호한 시장 지위를 확보했지만 투자중개‧자산관리 등 리테일 부문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업계의 부정적인 시각을 뒤집기 위해 유진투자증권은 2020년 5월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하는 등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의사결정 시간을 단축시켜 리테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공략 대상도 새롭게 설정했다. 그간 주식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MZ세대를 공략하는 게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기존 대형 증권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2030 젊은 고객층을 잡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MZ세대 공략을 위해선 기존의 증권사 홍보 공식을 넘은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했다. 유진투자증권이 택한 플랫폼은 ‘웹툰’이었다. 지난해 5월 증권사 최초로 네이버에 브랜드 웹툰인 ‘신입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대학일기’, ‘독립일기’ 등으로 유명한 ‘자까’ 작가에게 집필을 맡겼다.
증권사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을 주인공으로 설정했다. 노골적인 광고 문구를 넣는 대신 유진투자증권의 CI와 MTS인 ‘스마트챔피언’ 등이 웹툰 곳곳에 활용됐다. 사내 문화와 근무 환경을 MZ세대의 시각에서 자유롭게 풀어낸 게 호평을 받았다.
MZ세대를 겨낭한 독특한 웹툰 마케팅에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8부작으로 구성된 신입일기는 누적 조회수가 880만회를 넘어섰다. 신입사원의 일상을 솔직하게 표현한 모습에 독자들의 많은 공감도 얻어냈다. “회사원 분들 힘내세요” “브랜드 웹툰이 일반 웹툰보다 더 재미있네요” “실제로 증권 회사를 다녀본 것 같아요” 등 독자들의 다양한 반응이 잇따랐다.
상황 2 일회성 콜라보 우려
유진투자증권의 콜라보 마케팅은 웹툰‧수제맥주에 이어 게임 분야까지 번졌다. 지난달 메타버스 플랫폼 ‘제조도’의 운영사인 획기획과 함께 출시한 ‘주식차트 파도타기’ 게임이 대표적이다. 게임을 통해 주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 주린이(주식+어린이)들에게 투자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줄이고 친숙함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
이 게임은 메타버스 캐릭터를 조작해 주식차트 형태의 파도를 타며 아이템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요 해외종목(애플, 알파벳, 테슬라, 나이키, 코카콜라, 스타벅스)의 5년간 실제 주식차트를 반영해 현실감을 높였다. 주식 투자 문화를 반영한 다양한 아이템도 마련했다. 게임에서 획득한 코인을 통해 ‘여의도 증권맨’, ‘동학농민수트’ 같은 캐릭터를 구매할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콜라보 마케팅은 협력 분야를 더 넓힐 방침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26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것도 MZ세대에서 불고 있는 테니스 열풍을 반영했다”며 “앞으로도 형식과 소재에 제약을 두지 않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상황 3 실제 주식 투자로 유인
유진투자증권의 MZ세대 공략 전략은 브랜드 홍보를 위한 콜라보 마케팅에서 그치지 않았다. MZ세대를 실제 주식 투자로 유인하기 위해 간편투자 플랫폼 ‘유투’를 지난 2월 선보인 것이다. 중형 증권사 중 간편투자 앱을 출시한 건 유진투자증권이 처음이다.
‘유투’의 특징은 간편함이다. 기존 MTS, HTS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주식투자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앱 명칭에도 ‘당신도 쉽게 할 수 있는 투자’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핵심 기능은 ‘유투 검색’이다. 키워드만 입력하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연관 종목, 섹터, 뉴스, 트렌드 등 관련 정보가 한번에 제공된다. 20만 건에 이르는 선별된 DB를 바탕으로 누구나 쉽고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해 냈다. 이외에도 타임라인, 포스팅 등 SNS에 친숙한 MZ세대를 위한 맞춤형 기능을 구현해 기존에 출시된 간편투자앱과 차별성을 뒀다.
다양한 자동 주문 기능도 탑재했다. 매수·매도 주문을 한 번에 설정할 수 있는 ‘바이&셀, 셀&바이’ 기능과 매월 설정한 금액만큼 자동으로 투자하고 주가가 내려가면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스마트 적립’ 기능도 담았다. SNS 기능을 활용한 타임라인을 통해 투자 관련 포스팅, 투자 친구 추가 등의 메뉴도 제공한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새로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도입하는 등 MZ세대의 투자심리를 붙잡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 천성용 단국대 교수
모든 기업은 소비자의 “선택(choice)”을 원한다. 하지만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일은 무척 어렵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일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
여러가지 이유가 가능하겠지만, 가장 자주 목격되는 이유는 아직 우리 제품을 구매할 준비가 안된 소비자에게 무작정 선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는 처음보는 매력적인 이성에게 무조건 자신의 연인이 되어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 사람이 있었는지도 몰랐고, 어떤 특징이 있는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어느 날 갑자기 연인이 될 수 있을까?
소비자와 기업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소비자들 역시 해당 제품을 선택하기까지 거쳐야할 일련의 자연스러운 과정이 있다. 마케팅에서는 이를 “Buyer-readiness stage”, 즉 소비자 구매준비단계라고 부른다. 구체적으로 소비자들은 “인지(Awareness)-지식(Knowledge)-호감(Liking)-선호(Preference)-확신(Conviction)-구매(Purchase)”라는 순차적 과정을 거친다.
첫번째 출발점은 “인지”다. 쉽게 말해 해당 브랜드가 시장에 있다는 것을 우선 알아야 한다. 너무 당연하지만, 모르는데 선택할 수는 없다. 어느 정도 인지가 형성된 다음에는 “지식”의 단계로 넘어간다. 즉, 해당 브랜드의 특징이 무엇인지, 어떤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인지, 경쟁사와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등을 알아야 한다.
다음 단계는 “호감”이다. 기본적으로 해당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감정이 형성되어야 한다. 만약, 경쟁사보다 더 좋아하게 된다면 그것은 “선호”의 단계이다. 선호를 넘어서면 “확신”의 단계로 이어지고, 이후 최종적으로 “구매”라는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유진투자증권은 현명하게 소비자 구매준비단계의 초기 부분, 즉 “인지”와 “지식” 단계에 먼저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수제 맥주 ‘따상주’, 뮤직비디오 ‘한주해’ 등을 활용해 MZ세대 리테일 고객들에게 유진투자증권을 알리는데 우선 집중했다.
이는 특별히 리테일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유진투자증권 입장에서 매우 전략적인 선택이었다고 판단된다. 일단 인지와 지식이 성공적으로 형성되어야, 다음 단계인 호감, 선호, 확신, 구매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마케터는 소비자의 선택 과정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 회사가 소비자의 구매준비단계에서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할지 분석해야 한다. 이에 성공한 마케터들만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지 않고 “선택”받을 수 있다.
□ 최현자 서울대 교수
수많은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기업이 소비자를 설득하기는 매우 힘든 일이다. 소비자는 광고처럼 자신을 설득하려는 메시지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비자들의 부정적 반응은 학계에서 쓰이는 ‘설득지식’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설득지식이란, 설득을 당하는 사람이 자신을 설득하려는 메시지의 의도를 간파해 그 메시지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갖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성장하면서 설득지식의 수준이 높아지고, 다양한 광고 메시지와 설득 시도에 대해 대응하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설득지식을 약화시키기 위해 기업들은 콘텐츠를 만들어 소비자를 설득하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branded entertainment)’에 관심을 쏟고 있다. 콘텐츠 자체가 재미가 있으면 소비자들의 부정적 반응, 즉 설득지식을 약화시킬 수 있어서다.
브랜드 웹툰은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말 그대로 웹툰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으로 유진투자증권의 ‘신입일기’가 그 예라고 하겠다.
한 연구에 따르면 브랜드 웹툰을 통해 소비자들의 설득지식이 약화되고 결과적으로 설득에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연구는 한 보험사가 만든 재난을 주제로 한 브랜드 웹툰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브랜드 웹툰을 활용한 마케팅이 성공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그 콘텐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그 콘텐츠의 품질이 소비자의 기대에 부합해야 한다.
둘째 콘텐츠의 스토리와 해당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한다. 위의 연구가 연구대상으로 삼은 ‘보험사’의 ‘재난 웹툰’은 매우 자연스러운 연결을 보여준 사례다.
브랜드 웹툰 같은 콘텐츠로 소비자에게 ‘재미’를 제공함으로써 자신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하려는 시도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MZ세대에게 유진투자증권이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게 핵심 과제”라며 “고민 끝에 2030에게 친숙한 수제맥주로 콜라보 아이템을 택했다”고 말했다.
MZ세대의 눈길을 끌기 위해 맥주 이름과 디자인에도 주식 투자 관련 요소를 반영한 게 특징이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하는 것을 일컫는 ‘따상’으로 이름을 정했다. 주가 상승을 기원하는 빨간색도 배경 디자인에 적용했다.
홍보 방식도 독특하다. 따상주 홍보 뮤직비디오 ‘한주해’를 제작한 게 대표적이다. 성공적인 투자를 기원하는 고객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내용으로 트로트 히트곡 ‘한잔해’를 ‘한주해’로 개사했다. 방송인 권혁수가 주인공을 맡아 ‘따상’을 원하는 주주들의 심정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해당 뮤직비디오는 이달까지 누적 조회수 약 285만회를 기록하는 등 젊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적극적인 MZ세대 공략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자기자본 1조원을 넘기면서 중형 증권사 대열에 본격 합류했다. 동학운동을 타고 신규 고객을 대거 유치하는 등 리테일(WM) 분야의 빠른 성장이 ‘자기자본 1조원’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콜라보 마케팅 전략을 꾸준하게 구사하고 있다”며 “동학개미 시대의 주축이 됐던 젊은 투자자들을 붙잡으려는 시도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 1 고질적인 약점 ‘리테일’
도전 1 웹툰 콜라보
그간 유진투자증권의 고질적인 약점은 ‘리테일’ 부문이었다. 기업금융(IB) 부문을 중심으로 양호한 시장 지위를 확보했지만 투자중개‧자산관리 등 리테일 부문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업계의 부정적인 시각을 뒤집기 위해 유진투자증권은 2020년 5월 각자 대표체제로 전환하는 등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의사결정 시간을 단축시켜 리테일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취지다.
공략 대상도 새롭게 설정했다. 그간 주식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MZ세대를 공략하는 게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기존 대형 증권사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2030 젊은 고객층을 잡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MZ세대 공략을 위해선 기존의 증권사 홍보 공식을 넘은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했다. 유진투자증권이 택한 플랫폼은 ‘웹툰’이었다. 지난해 5월 증권사 최초로 네이버에 브랜드 웹툰인 ‘신입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대학일기’, ‘독립일기’ 등으로 유명한 ‘자까’ 작가에게 집필을 맡겼다.
증권사에 갓 입사한 신입사원을 주인공으로 설정했다. 노골적인 광고 문구를 넣는 대신 유진투자증권의 CI와 MTS인 ‘스마트챔피언’ 등이 웹툰 곳곳에 활용됐다. 사내 문화와 근무 환경을 MZ세대의 시각에서 자유롭게 풀어낸 게 호평을 받았다.
MZ세대를 겨낭한 독특한 웹툰 마케팅에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8부작으로 구성된 신입일기는 누적 조회수가 880만회를 넘어섰다. 신입사원의 일상을 솔직하게 표현한 모습에 독자들의 많은 공감도 얻어냈다. “회사원 분들 힘내세요” “브랜드 웹툰이 일반 웹툰보다 더 재미있네요” “실제로 증권 회사를 다녀본 것 같아요” 등 독자들의 다양한 반응이 잇따랐다.
상황 2 일회성 콜라보 우려
도전 2 게임 등으로 확대
유진투자증권의 콜라보 마케팅은 웹툰‧수제맥주에 이어 게임 분야까지 번졌다. 지난달 메타버스 플랫폼 ‘제조도’의 운영사인 획기획과 함께 출시한 ‘주식차트 파도타기’ 게임이 대표적이다. 게임을 통해 주식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 주린이(주식+어린이)들에게 투자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을 줄이고 친숙함을 극대화한 게 특징이다.이 게임은 메타버스 캐릭터를 조작해 주식차트 형태의 파도를 타며 아이템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주요 해외종목(애플, 알파벳, 테슬라, 나이키, 코카콜라, 스타벅스)의 5년간 실제 주식차트를 반영해 현실감을 높였다. 주식 투자 문화를 반영한 다양한 아이템도 마련했다. 게임에서 획득한 코인을 통해 ‘여의도 증권맨’, ‘동학농민수트’ 같은 캐릭터를 구매할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콜라보 마케팅은 협력 분야를 더 넓힐 방침이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26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것도 MZ세대에서 불고 있는 테니스 열풍을 반영했다”며 “앞으로도 형식과 소재에 제약을 두지 않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황 3 실제 주식 투자로 유인
도전 3 간편투자앱 출시
유진투자증권의 MZ세대 공략 전략은 브랜드 홍보를 위한 콜라보 마케팅에서 그치지 않았다. MZ세대를 실제 주식 투자로 유인하기 위해 간편투자 플랫폼 ‘유투’를 지난 2월 선보인 것이다. 중형 증권사 중 간편투자 앱을 출시한 건 유진투자증권이 처음이다.‘유투’의 특징은 간편함이다. 기존 MTS, HTS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주식투자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앱 명칭에도 ‘당신도 쉽게 할 수 있는 투자’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핵심 기능은 ‘유투 검색’이다. 키워드만 입력하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연관 종목, 섹터, 뉴스, 트렌드 등 관련 정보가 한번에 제공된다. 20만 건에 이르는 선별된 DB를 바탕으로 누구나 쉽고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해 냈다. 이외에도 타임라인, 포스팅 등 SNS에 친숙한 MZ세대를 위한 맞춤형 기능을 구현해 기존에 출시된 간편투자앱과 차별성을 뒀다.
다양한 자동 주문 기능도 탑재했다. 매수·매도 주문을 한 번에 설정할 수 있는 ‘바이&셀, 셀&바이’ 기능과 매월 설정한 금액만큼 자동으로 투자하고 주가가 내려가면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스마트 적립’ 기능도 담았다. SNS 기능을 활용한 타임라인을 통해 투자 관련 포스팅, 투자 친구 추가 등의 메뉴도 제공한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새로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도입하는 등 MZ세대의 투자심리를 붙잡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 전문가 코멘트
□ 천성용 단국대 교수
모든 기업은 소비자의 “선택(choice)”을 원한다. 하지만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일은 무척 어렵다.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일은 왜 이렇게 어려울까?
여러가지 이유가 가능하겠지만, 가장 자주 목격되는 이유는 아직 우리 제품을 구매할 준비가 안된 소비자에게 무작정 선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는 처음보는 매력적인 이성에게 무조건 자신의 연인이 되어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 사람이 있었는지도 몰랐고, 어떤 특징이 있는 사람인지도 모르는데 어느 날 갑자기 연인이 될 수 있을까?
소비자와 기업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소비자들 역시 해당 제품을 선택하기까지 거쳐야할 일련의 자연스러운 과정이 있다. 마케팅에서는 이를 “Buyer-readiness stage”, 즉 소비자 구매준비단계라고 부른다. 구체적으로 소비자들은 “인지(Awareness)-지식(Knowledge)-호감(Liking)-선호(Preference)-확신(Conviction)-구매(Purchase)”라는 순차적 과정을 거친다.
첫번째 출발점은 “인지”다. 쉽게 말해 해당 브랜드가 시장에 있다는 것을 우선 알아야 한다. 너무 당연하지만, 모르는데 선택할 수는 없다. 어느 정도 인지가 형성된 다음에는 “지식”의 단계로 넘어간다. 즉, 해당 브랜드의 특징이 무엇인지, 어떤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인지, 경쟁사와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등을 알아야 한다.
다음 단계는 “호감”이다. 기본적으로 해당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 감정이 형성되어야 한다. 만약, 경쟁사보다 더 좋아하게 된다면 그것은 “선호”의 단계이다. 선호를 넘어서면 “확신”의 단계로 이어지고, 이후 최종적으로 “구매”라는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유진투자증권은 현명하게 소비자 구매준비단계의 초기 부분, 즉 “인지”와 “지식” 단계에 먼저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 수제 맥주 ‘따상주’, 뮤직비디오 ‘한주해’ 등을 활용해 MZ세대 리테일 고객들에게 유진투자증권을 알리는데 우선 집중했다.
이는 특별히 리테일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유진투자증권 입장에서 매우 전략적인 선택이었다고 판단된다. 일단 인지와 지식이 성공적으로 형성되어야, 다음 단계인 호감, 선호, 확신, 구매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마케터는 소비자의 선택 과정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 회사가 소비자의 구매준비단계에서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할지 분석해야 한다. 이에 성공한 마케터들만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지 않고 “선택”받을 수 있다.
□ 최현자 서울대 교수
수많은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기업이 소비자를 설득하기는 매우 힘든 일이다. 소비자는 광고처럼 자신을 설득하려는 메시지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비자들의 부정적 반응은 학계에서 쓰이는 ‘설득지식’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설득지식이란, 설득을 당하는 사람이 자신을 설득하려는 메시지의 의도를 간파해 그 메시지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갖는 것을 말한다. 사람들은 성장하면서 설득지식의 수준이 높아지고, 다양한 광고 메시지와 설득 시도에 대해 대응하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
소비자들의 이러한 설득지식을 약화시키기 위해 기업들은 콘텐츠를 만들어 소비자를 설득하는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branded entertainment)’에 관심을 쏟고 있다. 콘텐츠 자체가 재미가 있으면 소비자들의 부정적 반응, 즉 설득지식을 약화시킬 수 있어서다.
브랜드 웹툰은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적인 유형이다. 말 그대로 웹툰을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으로 유진투자증권의 ‘신입일기’가 그 예라고 하겠다.
한 연구에 따르면 브랜드 웹툰을 통해 소비자들의 설득지식이 약화되고 결과적으로 설득에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연구는 한 보험사가 만든 재난을 주제로 한 브랜드 웹툰을 연구대상으로 삼았다.
브랜드 웹툰을 활용한 마케팅이 성공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첫째 그 콘텐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그 콘텐츠의 품질이 소비자의 기대에 부합해야 한다.
둘째 콘텐츠의 스토리와 해당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야 한다. 위의 연구가 연구대상으로 삼은 ‘보험사’의 ‘재난 웹툰’은 매우 자연스러운 연결을 보여준 사례다.
브랜드 웹툰 같은 콘텐츠로 소비자에게 ‘재미’를 제공함으로써 자신들이 원하는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하려는 시도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