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 / 사진=뉴스1
유승민 전 의원. / 사진=뉴스1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은 29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을 두고 "대통령실이나 우리 당이나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코미디 같은 일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이라는 주제의 특강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 문제는 깨끗하게 사과하고 지나가야 한다"면서 "온 국민이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를 갖고 지금 청력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얼마나 기가 막히겠냐"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임기 초반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게 중요한데, 대통령과 당이 잘해야 총선에 희망이 있는 거지 이대로 가면 총선은 뻔한 것"이라며 "국민이 신뢰하고 지지를 보낼 만한 그런 일을, 그런 태도와 그런 자세와 그런 정책을 대통령이 해야 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 절차를 개시한 것과 관련해서도 "코미디 같은 일"이라면서 징계 배후에 윤 대통령이 있다는 의혹을 언급했다.
유승민 전 의원. / 사진=뉴스1
유승민 전 의원. / 사진=뉴스1
유 전 의원은 "이 대표 사퇴는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며 "'윤핵관'들, 윤리위 사람들이 무리하게 징계하니까, 배후에 대통령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이런 의심을 받는 지경까지 왔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 전 대표 성 상납 의혹이 유튜브에 나온 게 지난해 12월인데, 당 대표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으면 그때 정리했어야 한다"며 "대선·지방선거 때는 실컷 이용하고 이제 와서 제거하는 건 무리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리위가 '양두구육'이라는 네 글자로 이 대표를 징계한다면 세상 사람들이 웃지 않겠냐"며 "지금 대통령 막말 가지고 온 나라가 이렇게 시끄러운데, 그럼 대통령 막말은 괜찮고 사자성어는 안 되는 거냐"고 강조했다.

최근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 대통령실, 여당을 향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 배경에 대해 유 전 의원은 "나라를 위해 할 일을 꼭 하고 할 말을 꼭 하겠다고 결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25일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대해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을 두고 "막말보다 더 나쁜 게 거짓말"이라며 "신뢰를 잃어버리면 뭘 해도 통하지 않는다. 벌거벗은 임금님은 조롱의 대상이 될 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