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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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정제유 수출 쿼터(할당량)를 대폭 늘린다.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유럽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29일 "중국 정부가 정제유 수출 쿼터를 1000만∼1500만t 상향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휘발유·경유·등유 등 정제유에 대해 수출 쿼터를 적용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국영 석유회사인 중국석유화공그룹(시노펙)과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자회사인 페트로차이나 등이 정제유 수출을 주도한다.

중국 정부는 2020년과 2021년엔 정제유 수출 쿼터를 각각 4574만t과 4031만t으로 정했으나, 올해는 2250만t으로 정해 이전보다 훨씬 적었다. 이번 정제유 수출 쿼터 확대는 유럽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제한으로 유럽연합(EU)은 겨울철 난방유 확보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유럽 대륙으로 향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을 단계적으로 줄이다 지난 2일부터는 아예 가스 공급을 하지 않고 있다. 최근엔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의 발트해 해저관 3개에서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이를 계기로 러시아가 유럽에 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면 중국은 에너지 여력이 충분하다. EU의 금수 제재로 인해 원래 유럽으로 수출되던 러시아산 에너지를 대폭 할인된 가격에 대량 사들인 덕분이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3월부터 8월까지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석유제품·가스·석탄 수입액은 총 440억달러(약 62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 늘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의 경기침체에 따른 생산 및 소비 감소로 인해 에너지 재고도 많이 쌓이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