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에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임명했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은 김 신임 위원장에 대해 “15, 16, 17대 의원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는 등 정치력과 행정력을 모두 겸비했다”며 “특히 노동현장의 경험이 많아 정부와 사용자, 노동자 대표 간 원활한 협의 및 의견 조율은 물론 노사협력을 통한 상생의 노동시장 구축 등 정부의 노동개혁과제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신임 위원장은 1970년 서울대 상과대 경영학과 입학한 이후 1970년대 구로공단 노동자로 위장 취업해 노조를 만드는 등 유명한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96년 신한국당으로 국회에 입성한 후 환경노동위원회에서도 수년간 활동한 바 있으며, 2006~2014년엔 경기도지사를 역임했다. 다만 이후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반노동 발언을 하는 등 노동계와는 애증의 관계라는 평가다.

김 위원장에 대한 노동계의 반대가 심하다는 질문이 나오자 김 실장은 “노동계도 각자 판단에 따라 선호도가 너무 다르다”며 “노동계의 원로부터 시작해서 장관, 총리 의견을 광범위하게 들었다”고 했다.

실제로 사회적 대화 파트너로 여겨지는 양대 노총은 이번 임명에 대해 온도차를 보였다. 한국노총은 성명서를 내 “경사노위 위원장은 진영논리를 추구해서는 안되는 자리”라며 “사회적 대화 문화를 조성하는 중심적 역할에 충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반면 민주노총은 “경사노위에 참여할 생각이 없다”면서도 “경사노위가 형식적으로나마 작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장관급인 경사노위 위원장은 임기가 2년이다. 문재인 정부 당시 약 5년간 재임한 문성현 전 위원장이 지난 7월 사퇴하면서 2개월째 위원장과 상임위원 자리 모두 공석 상태였다. 이번 임명으로 경사노위가 궤도에 올라 제대로 활동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경사노위 기능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학자로 구성된 미래노동시장연구회에서 임금 및 근로시간 개편 등 당면 현안을 논의한 이후, 경사노위에서 추가적인 사회적 대화 주제를 발굴하고 논의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곽용희 기자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