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전남 영광 출신으로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명지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학원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1983년 지금의 총학생장 격인 학도호국단장을 지내며 학생운동을 했고, 1985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눈길을 끄는 건 81학번 대학 동기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라이벌 구도다. 이 구청장에 이어 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우 의원과 지난 21대 총선까지 6차례 ‘서대문갑’ 지역구에서 맞붙었다. 16대와 18대에선 이 구청장이 승리했고, 17대와 19·20·21대 총선에서는 우 의원이 이겼다.

‘야당세’가 강한 서대문구에서 잔뼈가 굵은 보수 정치인으로 꼽힌다.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 미래통합당, 국민의힘으로 당명이 바뀌는 와중에도 20년 넘게 지역 당협위원장을 맡았다. ‘체급’을 낮춰 출마한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되자 “마지막 공직이라는 각오로 서대문구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회의원 시절에도 ‘누구보다 지역 현안에 밝다’는 평을 들었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 이후 서울시 25개 자치구를 대표하는 구청장협의회장으로 뽑혔다. 그는 “청와대 비서관, 국회의원 등을 지낸 경험을 기반으로 정책과 사업을 더욱 큰 그림으로 바라보고 서울시, 정부와 협의해 ‘주민의 행복’이라는 목표를 달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민들은 당적이 같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 구청장 간 ‘팀워크’를 기대하고 있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시계가 멈췄던 구 안의 각종 재개발 사업에 속도를 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