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65세 이상 고령자의 55%가량이 계속 일하기를 원하며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생활비 마련을 위해’ 일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65세 이상이 세대주인 가구의 순자산은 지난해 평균 6000만원가량 늘었지만 생활고 때문에 일을 계속해야 하는 노인이 여전히 많은 것이다.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의 순자산액은 4억1048만원으로 전년 대비 6094만원 증가했다. 2014년 2억6365만원에서 2017년 3억767만원으로 증가했던 순자산은 2018~2020년 3억3000만~3억4000만원대에 머물다 지난해 급격히 뛰었다. 부동산 가격 급등 여파다. 고령자 가구 자산의 80.9%가 부동산이다.

하지만 통계 곳곳에서 고령층의 불안감이 드러났다.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65~79세 고령자는 54.7%에 달했다. 10년 전인 2012년(42.6%)보다 12.1%포인트 증가했다. 이들이 취업을 원하는 이유는 ‘생활비 보탬’이 53.3%로 가장 많았고 이어 ‘일하는 즐거움’이 37.3%였다.

일하려는 고령층이 늘면서 고령인구 고용률은 2016년 30.6%에서 지난해 34.9%로 높아졌다. 하지만 고령인구 실업률도 같은 기간 2.3%에서 3.8%로 상승했다.

생활비를 자녀 및 친척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고 응답한 고령층 비율은 2011년 39.2%에서 2021년 17.8%로 급감했다. 대신 본인 또는 배우자가 생활비를 부담하는 고령층이 51.6%에서 65.0%로 늘고, 정부·사회단체 지원은 9.1%에서 17.2%로 증가했다. 본인·배우자가 생활비를 마련하는 방법 중 연금·퇴직금 비중은 35.1%에 불과했다.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소득 분배 지표는 2016년 이후 개선되는 추세였다. 은퇴연령층 중 상대적 빈곤율(중위소득의 50% 이하)은 2013년 47.7%에서 2020년 40.4%로 낮아졌다. 그럼에도 이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2019년 기준으로 미국은 23%며 유럽 등 주요국은 이 지표가 대부분 10%대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