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받고 나와보니 가해자가"…경찰 스토킹 대처 적절성 논란
지난 27일 대구에서 30대 남성이 여동창생을 흉기로 찔러 중태에 빠뜨린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사건 발생 이전 피해자와 스토킹 상담을 하면서 부적절하게 대응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경찰과 피해자측에 따르면 피해자는 지난 25일 오후 대구 북부경찰서 내 사무실에서 스토킹 상담을 했다.

그런데 당시 경찰은 가해자 A씨도 같은 경찰서 민원실 앞으로 불러 대면 경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는 1시간가량 A씨와 같은 경찰서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문에서 나갈 때 A씨가 나를 보고는 '너무한 거 아니냐'고 소리를 질렀다"며 "경찰이 정문에서 나갈 때 '무서우면 (A씨를) 붙잡고 있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함께 통화한 피해자의 가족은 "피해자와는 별도로 경찰에게 'A씨에 대해 조치를 해달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경찰에게 'A씨가 우리를 해치겠다고 협박하니까 조치를 취해달라'고 말했다"며 "A씨로부터 직접 위협을 당한 우리가 경찰에게 말했는데 반의사불벌죄와는 관련이 없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경찰이 당초 스토킹 범죄 혐의로 A씨를 입건하는 등 신변보호 조치를 하려 했으나 피해자가 원하지 않아 관련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데 대해 반박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조처를 해달라고는 했지만, 가족이 직접 위협을 당했다는 말을 한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피해자를 여러 번 설득했지만, A씨에 대해 스토킹 혐의 적용을 원치 않아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 27일 오전 대구 북구 국우터널 인근에서 피해자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살인미수)로 현행범으로 경찰에 체포됐다.

피해자는 10시간가량의 수술 끝에 의식을 회복한 상태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