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경협 테마주로 부상하며 쌍방울 7배 이상 차익 추정
이화영, 나노스 주식 지분 차명 보유 의혹…제우스1호투자조합도 주목

쌍방울 그룹을 둘러싼 자본시장법 위반 및 유력 정치인 뇌물공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서 쌍방울 계열사인 나노스(현 SBW생명과학)가 두 의혹의 핵심 고리로 등장했다.

쌍방울·이화영 민관유착 의혹 핵심고리로 떠오른 '나노스'
30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쌍방울 그룹이 나노스를 인수하고, 이 계열사의 전환사채 발행 및 매각하는 과정에서 시세를 조종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로부터 억대의 뇌물을 받고 나노스의 대북경제협력 사업을 지원한 혐의로 최근 구속됐는데, 이 전 부지사 역시 나노스의 주식 지분을 차명으로 보유했던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나노스는 2004년 설립된 휴대폰 카메라모듈 핵심부품인 광학필터, 홀센서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회사다.

현재 해외에서 도피 중인 쌍방울 A 전 회장은 2016년 12월 나노스를 인수했다.

검찰은 그로부터 수개월이 지난 2017년 5월을 전후로 A 전 회장이 주가 부양할 테마로 남북경협 관련 사업을 선택하고, 나노스를 활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쌍방울·이화영 민관유착 의혹 핵심고리로 떠오른 '나노스'
쌍방울은 2019년 1월과 5월 중국 선양에서 만나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및 민족경제협력연합회(민경련) 등과 경제협력 사업 관련 합의서를 작성했다.

이 합의로 나노스는 북한의 희토류를 포함한 광물에 대한 사업권을 약정받았고, 그 직후 계열사의 주식은 급등했다.

당시 나노스는 아태평화교류협회 B 회장을 사내이사로 영입했고, 쌍방울 현 C 회장은 'B 회장 영입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이를 홍보하기도 했다.

쌍방울은 이 합의서를 작성할 때 2011년부터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온 이 전 부지사의 지원을 받았고, 그 대가로 법인카드 사용 등 2억 5천여만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부지사와 쌍방울 D 부회장은 이 같은 혐의로 지난 28일 구속됐다.

쌍방울·이화영 민관유착 의혹 핵심고리로 떠오른 '나노스'
2017년 2월 나노스의 전환사채 200억원을 인수한 쌍방울은 2019년 12월 24일, 2020년 1월 20일, 2022년 1월 27일 세차례에 걸쳐 전환사채 180억원에 대한 전환 청구권을 순차적으로 행사한다.

이를 통해 쌍방울은 1천500억여원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한 지 2∼4년 사이 최초 투자액 200억원의 7배를 상회하는 액수를 번 것이다.

검찰은 나노스 주식을 보유한 제우스1호투자조합에도 주목하고 있다.

쌍방울 A 전 회장이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이 조합에는 이 전 부지사의 측근 E씨(뇌물수수 혐의·불구속 입건)도 참여해 1억원 상당의 나노스 주식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와 E씨의 긴밀한 관계를 고려할 때 이 주식 지분이 사실상 이 전 부지사에게로 간 또 다른 뇌물일 수 있다고 보고 추가 수사 중이다.

제우스1호투자조합은 2017년 3월에 설립됐는데, 이때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이밖에 이 조합에 쌍방울 수사기밀 유출 사건에 연루된 검사 출신 변호사 등 법조계 인사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나노스 수사에서 대북 경협을 매개로 한 민관유착의 실태와 불법행위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