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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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산부인과학회가 혼인 상태에서만 체외수정시술을 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윤리지침을 개정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보조생식술 윤리지침’을 개정하라는 권고를 산부인과학회가 수용하지 않았다고 30일 밝혔다. 이 지침은 ‘체외수정시술은 원칙적으로 부부(사실혼 포함) 관계에서 시행돼야 한다’고 명시해 비혼여성을 상대로 한 시험관시술을 차단했다.

인권위는 개개인 삶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적극 보장해야 한다며 지난 5월 산부인과학회에 윤리지침 개정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산부인과학회는 “제3자의 생식능력을 이용해 보조생식술로 출산하는 것은 정자 기증자와 출생아의 권리보호 차원에서 논의해야 하는 중대한 문제”라며 ‘사회적 합의’와 ‘관련 법률 개정 우선’을 이유로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학회는 “(비혼) 독신자의 보조생식술을 허용하는 국가는 동성 커플의 보조생식술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선행돼야 한다“며 현행 윤리지침을 유지할 뜻을 전했다.

이에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비혼 여성의 출산에 대한 자기결정권 등 사안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사회적 합의 여부는 대한산부인과학회가 임의로 단정해 판단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내에서 활동 중인 일본 국적의 방송인 후지타 사유리 씨(방송명 사유리)는 비혼 상태로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지난 2020년 11월 아들을 출산해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사유리는 당시 SNS에 출산 소식을 알리며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만 시험관(시술)이 가능하고 모든 게 불법이었다”고 밝혀 국내 법률 규정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