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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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모기업 메타가 비용 절감을 위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감원에 착수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이날 2004년 메타가 출범한 이래 처음으로 감원과 함께 전면적인 조직개편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고용 동결을 선언한 이후 두달여만에 해고 방침을 공식화한 것이다.

저커버그 CEO는 “설립 후 18년 동안 매년 빠르게 성장했지만 근래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2023년 메타의 규모는 올해보다 작아질 것”이라고 했다. 예산을 감축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 다소 보수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성과가 좋은 부서를 포함해 대부분 팀을 대상으로 예산을 감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타 직원 수는 올 상반기 기준 약 8만3500명에 달한다.

로리 골러 메타 인사책임자에 따르면 감원은 공석을 채우지 않고 조직 간의 이동을 일시 중단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메타에서는 30일 내 다른 팀으로 이동하지 못할 경우 자연스럽게 해고되는 관습이 있다. 그는 “고용을 일시 중단하면 프로젝트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더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 말 동결이 해제될 때까지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디지털 광고 성장세의 부진이 타격이 됐다. 메타는 올해 2분기 처음으로 매출이 줄었다. 순이익은 3분기 연속 감소했다. 애플이 개인정보보호규정을 강화하면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페이스북의 수익 모델이 직격탄을 맞았다.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미국 중앙은행(Fed)이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점도 영향을 줬다.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지며 기업들이 마케팅 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메타의 주가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약 60%가량 폭락했다.

다른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들도 잇따라 비용 절감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구글은 이날 자사 블로그를 통해 비디오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타디아(Stadia)를 약 3년 6개월 만에 완전히 중단한다고 했다. 이달 초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회사 효율성을 20%가량 높이겠다고 밝힌 가운데 내려진 결정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도 이날 비용 절감을 위해 미국 내 콜센터 가운데 한 곳만 남기고 모두 재택근무로 전환하기로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