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이 크게 줄면서 지난 8월까지 산업생산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다만 ‘이른 추석’ 효과로 소비는 6개월 만에 반등했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전산업생산지수는 117.4(2015년=100)로 전월보다 0.3% 떨어졌다. 7월 -0.3%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이 크게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14.2% 줄었다. 7월(-3.5%)에 이어 두 달째 뒷걸음쳤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도 1.7% 줄었다. 전년 대비 감소는 2018년 1월(-1.7%) 이후 4년7개월 만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는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 여파 등으로 수출이 정체하고 있고 세계 경제 둔화 우려로 정보기술(IT) 수요도 줄어 출하가 좋지 않다”며 “재고가 쌓이면서 생산이 감소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어 심의관은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화학제품(-5.0%)과 전기장비(-4.4%) 등의 생산도 전월보다 줄었다.

공공행정 생산은 전달 대비 9.3% 줄었다. 백신 구매 지출이 감소한 여파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3.7%), 금융·보험(3.1%), 교육(2.3%) 등에서 생산이 늘면서 1.5% 증가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22.9(2015년=100)로 4.3% 높아졌다. 2020년 5월(4.6%) 후 최대 상승폭이다. 3월(-0.7%) 이후 5개월 연속 이어진 감소세를 끊은 반등이다. 승용차와 가전제품 등 내구재 소비가 4.2% 늘었고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는 5.2% 증가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는 2.2% 늘었다.

투자도 증가로 전환했다. 7월 3.5% 감소한 설비투자는 8월 8.8% 늘었다.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신설, 반도체 장비 도입 지속 등으로 장비 수입과 기계류 투자가 증가해서다.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2.3으로 전월보다 0.5포인트 올라 넉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0.2포인트 내려 두 달째 하락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