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너드 "조기 후퇴는 없다…공급망 차질 악화 위험도 있어"
美 연준 부의장 "강달러에 다른 나라선 추가 긴축 필요할 것"
레이얼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30일(현지시간) 미 달러화 초강세로 다른 나라들에서 추가적인 긴축 정책이 필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 2인자인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뉴욕연방준비은행 주최로 열린 '통화정책을 위한 금융 안정 고려사항' 콘퍼런스에 참석해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 유지 필요성을 부각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모든 것을 고려할 때 달러 가치 상승은 미국에서 수입 물가를 줄이는 경향이 있지만, 일부 다른 나라들에서는 통화 가치 절하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이를 상쇄하기 위한 추가 긴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부채 또는 기업 부채가 높은 나라들에서 높은 금리가 채무 상환 부담을 늘리는 등 추가적인 충격이 일어나 금융 취약성이 심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며 "일부 이머징마켓 국가에서는 높은 금리가 선진국들의 수요 약화와 맞물려 자본 유출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에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일정 기간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조기 (통화 긴축) 후퇴를 피하기로 약속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은 제롬 파월 의장 등 다른 연준 인사들의 발언과 일치하는 내용이다.

연준은 9월 점도표(연방공개시장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표)에서 최소 내년까지는 금리인하 전환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러한 점도표 결과를 가리켜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올해 말까지, 그리고 내년에도 추가 인상을 시사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한국과 영국 등의 사례를 들며 "물가상승률은 미국과 외국에서 매우 높은 수준이며 추가 인플레이션 충격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공급망 차질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에서의 코로나19 봉쇄, 기후 문제 등으로 장기화하거나 악화할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버지니아주에서 열린 상공회의소 행사에서 "우리의 금리와 대차대조표 움직임이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그때까지 연준은 (통화 긴축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킨 총재는 "물가상승률은 (언젠가) 낮아지겠지만, 그것이 임박했거나 예측 가능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금리인상과 양적 긴축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