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소재 종합대학 75%, 음식물쓰레기 수거함 없어
음식물 섞인 폐기물…"재활용률 하락의 원인"

대학 캠퍼스에서 대면 수업이 시작된 이후 음식물쓰레기들이 마구잡이로 뒤섞여 버려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서강대학교 학생공간 앞 일반쓰레기를 버리는 쓰레기통에는 배달음식 용기에 음식물이 그대로 담겨 버려져 있었다.

화장실 내부 쓰레기통, 학생공간 주변 쓰레기통 구분할 것 없이 음식물 쓰레기가 분리되지 않은 쓰레기들이 곳곳에 보였다.

서강대 재학생 김 모(21)씨는 "분리수거함도 없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곳도 없다"며 "보통 국물은 화장실 변기에 버리는데, 나머지 음식들은 버릴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서강대학교에는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이 없다.

이렇다 보니 음식물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화장실을 찾는 학생들이 많은지, 건물 내 화장실에는 '음식 찌꺼기를 화장실에 버리지 말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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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이화여자대학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분리수거함 위에는 남은 음료가 든 일회용 컵과 빨간색 내용물이 담긴 배달 음식 통이 그대로 올려져 있었다.

이화여대 재학생 최 모(22) 씨는 "음식물쓰레기 수거함 위치는 모르고, 보통 쓰레기통 위에 올려놓으면 청소해 주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면수업 이후에 양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는 학내 식당과 일부 물 버림 통 이외에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곳이 충분하지 않다.

이화여대 재학생 신 모(20) 씨는 "시험 기간이나 연휴 기간에는 음식물쓰레기가 쌓여 악취가 난다"며 "어디에 버려야 할지 몰라서 배달음식을 시키면 음식물을 최대한 안 남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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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소재 종합대학 75% 음식물쓰레기 수거함 '없다'
캠퍼스 내 음식물쓰레기 수거함 부족 문제는 비단 두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시 소재의 종합대학 36개를 대상으로 음식물 쓰레기통 설치 여부를 조사한 결과, 캠퍼스 내 음식물쓰레기 수거함이 없는 대학이 75%(27개)에 달했다.

해당 대학교 관계자 대부분은 음식물쓰레기 수거함 설치 계획에 대해 예정된 바가 없다고 답했다.

서울시 도봉구에 위치한 A 대학교 관계자는 "애초에 캠퍼스 내에서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 수거함이 없는 것"이라 설명했다.

서울시 노원구에 위치한 B 대학교 관계자는 "보통 학생들이 쓰레기통 옆에 음식물쓰레기를 올려 두면 청소담당자분들께서 수거하는 것으로 안다"며 "(음식물쓰레기 수거함 설치와 관련해) 논의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음식물쓰레기 수거함이 있는 대학이더라도 그 수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성균관대학교에는 음식물쓰레기 수거함이 14개 가량 설치돼 있다.

캠퍼스 전체 면적이 15만5천498㎡인 것을 고려하면, 음식물쓰레기 수거함은 약 11만107㎡ 당 1개인 셈이다.

성균관대 재학생 이 모(20) 씨는 "이전에는 코로나19로 학교에 나오지 않아 음식을 버릴 일이 없었지만, 생각해 보니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수거함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 음식물쓰레기 혼합 배출, 재활용률 하락의 주원인
재활용 쓰레기와 섞여 배출되는 음식물은 재활용률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일일 평균 폐기물 배출량이 300㎏ 이상인 대학교의 경우 폐기물을 직접 처리하거나 일정한 자격을 갖춘 자에게 위탁해 처리해야 한다.

대학과 계약을 맺고 폐기물 처리 작업을 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재활용 폐기물과 음식물이 혼합돼 들어오는 경우에는 재활용이 어려워 소각장으로 보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심할 때는 재활용 폐기물 중 3분의 1가량이 음식물로 인해 일반쓰레기로 소각된다"며 "대학에서 음식물이 섞인 폐기물 배출은 고질적인 문제"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