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불금으로 착각할 뻔"…美 맨해튼 거리 '놀라운 광경' [박종관의 유통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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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복판에 'K치킨' 깃발 꽂은 BBQ
맨해튼 'K푸드 거리' 불금은 인산인해
맨해튼 'K푸드 거리' 불금은 인산인해
지금 국내 식품·외식업계의 화두는 미국이다. 폭발하는 ‘K푸드’에 대한 인기로 너도나도 현지 사업 확대를 검토 중이다. 올해 들어 대상(LA·김치) 농심(랜초·라면)이 현지 공장을 준공한 것을 비롯해 “현지 생산설비 마련을 검토 중인 기업이 10곳 가까이 될 것”이란 얘기가 업계에서 나온다.
한 외식업체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과 같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연관이 있는 업종도 아니니, 미국 측 압력 같은 게 있었을 리 만무하다”며 “상당수 업체가 현지 수요가 폭발해 수출로는 대응이 어려워 직접 진출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온 유학생과 주재원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하지만 매장 내 대부분은 현지인들이었다. 순두부찌개부터 곱창전골, 갈비찜까지 없는 게 없는 K푸드 거리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메뉴 중 하나는 치킨이다.
이재원 BBQ 맨해튼 K타운점장은 “금요일과 주말엔 보통 매장 밖까지 손님들의 대기 줄이 이어진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날 BBQ 맨해튼 K타운점엔 매장 지하 1층에서 시작된 대기 줄이 점포 밖까지 길게 이어졌다.
한국 호프집 분위기를 살려 꾸민 매장 테이블 곳곳엔 소주·맥주병에 가득했다. 치킨을 안주 삼아 소주와 맥주를 섞어서 마시는 폭탄주가 K콘텐츠에 자주 등장하자 최근 ‘소맥’을 찾는 외국인들이 크게 늘었다. 한국 아이돌 스트레이키즈의 팬이라는 락시 비티얼(23)은 “넷플릭스를 통해 접한 한국 콘텐츠에 나오는 K푸드를 호기심에 먹기 시작해 지금은 치킨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됐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그랩앤고(Grab&Go)’ 방식을 도입한 것도 인기 비결이다. 그랩앤고는 치킨 조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한국식 테이크아웃과 달리 온장고에 미리 튀겨놓은 치킨을 진열해 놓고 소비자가 주문과 동시에 들고 나갈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BBQ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새롭게 도입했다.
2006년 처음 미국에 진출한 BBQ는 현재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텍사스, 하와이 등 미국 20개 주에 진출에 15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K푸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점포 확장엔 불이 붙었다. 김형봉 제너시스BBQ 미국법인장은 “미국 현지 가맹 문의가 줄이어 문을 열 준비 중인 점포만 100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2019년 2800만달러(약 400억원)에 그쳤던 BBQ 미국 매출은 올해 약 7600만달러(약 1100억원)로 세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파리바게뜨 맨해튼 브로드웨이점에서 만난 재키 윙(34)은 “파리바게뜨이 빵은 투박한 미국 베이커리 체인점 상품과 달리 디자인이 예뻐 보기도 좋고, 맛도 좋다”며 “종류가 다양해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는 미국 프랜차이즈 전문지 프랜차이즈타임즈가 선정해 최근 발표한 ‘2022 프랜차이즈 기업 톱 500’ 지난해보다 13계단 상승한 25위에 올랐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면서 중견·대기업에 이어 중소 외식업체들도 K푸드 상승세에 올라탈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1년 외식기업 해외 진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해외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외식업체 중 37%는 2022년을 희망 진출시기로 꼽았다.
해외 진출 희망 외식기업 중에는 떡볶이 등을 주력 메뉴로 하는 분식 업종이 가장 많았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의 흥행이 떡볶이와 김밥, 치킨 등 우리 일상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K푸드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뉴욕=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한 외식업체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등과 같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연관이 있는 업종도 아니니, 미국 측 압력 같은 게 있었을 리 만무하다”며 “상당수 업체가 현지 수요가 폭발해 수출로는 대응이 어려워 직접 진출을 고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수도’ 맹공하는 K치맥
정말 그 정도일까. 지난달 말 출장 목적으로 방문한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미국 내 K푸드 인기의 일단을 엿볼 수 있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푸드 거리’로도 불리는 이곳은 ‘불금’을 맞아 한식을 즐기러 온 이들로 북새통을 이뤘다.한국에서 온 유학생과 주재원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하지만 매장 내 대부분은 현지인들이었다. 순두부찌개부터 곱창전골, 갈비찜까지 없는 게 없는 K푸드 거리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메뉴 중 하나는 치킨이다.
이재원 BBQ 맨해튼 K타운점장은 “금요일과 주말엔 보통 매장 밖까지 손님들의 대기 줄이 이어진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날 BBQ 맨해튼 K타운점엔 매장 지하 1층에서 시작된 대기 줄이 점포 밖까지 길게 이어졌다.
한국 호프집 분위기를 살려 꾸민 매장 테이블 곳곳엔 소주·맥주병에 가득했다. 치킨을 안주 삼아 소주와 맥주를 섞어서 마시는 폭탄주가 K콘텐츠에 자주 등장하자 최근 ‘소맥’을 찾는 외국인들이 크게 늘었다. 한국 아이돌 스트레이키즈의 팬이라는 락시 비티얼(23)은 “넷플릭스를 통해 접한 한국 콘텐츠에 나오는 K푸드를 호기심에 먹기 시작해 지금은 치킨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됐다”고 말했다.
○현지인 취향 고려한 메뉴가 ‘효자’
BBQ가 미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메뉴는 양념치킨이다. 한국에선 오리지널 프라이드치킨이 다른 메뉴에 비해 인기가 더 높지만, 미국에선 현지인 취향에 맞춰 개발한 허니갈릭, 소이갈릭, 스파이시 등 양념 메뉴가 불티나게 팔려나간다.미국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그랩앤고(Grab&Go)’ 방식을 도입한 것도 인기 비결이다. 그랩앤고는 치킨 조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한국식 테이크아웃과 달리 온장고에 미리 튀겨놓은 치킨을 진열해 놓고 소비자가 주문과 동시에 들고 나갈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이다. BBQ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새롭게 도입했다.
2006년 처음 미국에 진출한 BBQ는 현재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텍사스, 하와이 등 미국 20개 주에 진출에 15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K푸드 인기가 높아지면서 점포 확장엔 불이 붙었다. 김형봉 제너시스BBQ 미국법인장은 “미국 현지 가맹 문의가 줄이어 문을 열 준비 중인 점포만 100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2019년 2800만달러(약 400억원)에 그쳤던 BBQ 미국 매출은 올해 약 7600만달러(약 1100억원)로 세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꽈배기 등 ‘K디저트’도 인기
치킨만큼이나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 한국식 빵이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맨해튼 지역에만 1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파리바게뜨의 빵은 미국 현지에서 ‘예쁜 디자인’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크루아상과 베이글은 물론 꽈배기와 단팥빵 등 한국 고유의 상품들도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파리바게뜨 맨해튼 브로드웨이점에서 만난 재키 윙(34)은 “파리바게뜨이 빵은 투박한 미국 베이커리 체인점 상품과 달리 디자인이 예뻐 보기도 좋고, 맛도 좋다”며 “종류가 다양해 골라 먹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파리바게뜨는 미국 프랜차이즈 전문지 프랜차이즈타임즈가 선정해 최근 발표한 ‘2022 프랜차이즈 기업 톱 500’ 지난해보다 13계단 상승한 25위에 올랐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면서 중견·대기업에 이어 중소 외식업체들도 K푸드 상승세에 올라탈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1년 외식기업 해외 진출 실태조사’에 따르면 해외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외식업체 중 37%는 2022년을 희망 진출시기로 꼽았다.
해외 진출 희망 외식기업 중에는 떡볶이 등을 주력 메뉴로 하는 분식 업종이 가장 많았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의 흥행이 떡볶이와 김밥, 치킨 등 우리 일상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K푸드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뉴욕=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