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예측할 땐 전세 매물을 살펴라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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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부동산시장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다양합니다. 부동산 자체가 복합적인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간단하게는 외부적 요인과 내부적 요인으로 살펴볼 수 있는데 현재 부동산시장이 조정을 받는 가장 큰 원인은 외부적 요인인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입니다. 이런 외부적인 요인을 제외하면 전세매물이 누적되면서 매매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부정적으로 보여집니다.
매매매물도 많이 나오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전세매물입니다.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 부동산시장의 규제는 강했지만 거래가 되지 않더라도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지 않았던 가장 큰 원인은 부족했던 매물에 있습니다. 세금 등의 원인으로 거래 가능한 아파트가 갑자기 줄어들면서 부동산가격이 올랐던 겁니다. 현재는 그 반대의 논리가 적용될 수 있는데 매물, 특히 전세 매물이 늘어나면서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입니다.
올해 들어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부동산회사에 접수되는 전세매물과 전세손님(매수자)의 월별 변화를 살펴보면 매물은 급격히 증가하는 데 반해 매수자는 오히려 연초 대비 줄어들었습니다. 수도권의 경우 인천의 전세매물 증가 폭이 가장 컸습니다. 이는 아실에 의하면 인천의 경우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4만2857가구나 되어 적정입주량 1만4995가구와 비교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기존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입주해야 하는 단지를 전세 놓아야 하는데 전세매물이 넘치면서 전세입자를 찾기가 어려워집니다. 가격을 낮추어 전세입자를 찾아야하는데 이로 인해 매매가격까지 영향을 받는 겁니다.
전세매물이 늘어나고 있으나 전세수요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는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전세수요가 월세수요로 전환 △연립·다세대나 오피스텔로 수요분산 △결혼(이혼)건수 감소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2년 계약이 2년 연장, 4년 계약으로 바뀌면서 신규 전세를 찾는 기존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전세대출 금리의 상승(전세대출금리>전월세전환율)으로 전세수요가 월세수요로 전환되었습니다.
또한 지난 2년 동안 아파트 전세가격이 많이 오르면서(서울 5.1억→6.73억) 연립이나 오피스텔과 같은 아파트 대체재로 수요가 분산됐습니다. 주택시장의 신규수요라 할 수 있는 2021년 결혼 건수(전국 21.4만→19.3만)와 이혼 건수(전국 10.7만→10.2만) 또한 모두 줄어든 요인이 큽니다.
이에 반해 전매매물은 상생임대인제도, 실거주조건 완화 등 △정책요인과 함께 매도에 어려움을 겪는 △매매매물이 전세매물로 전환되는 등 전세매물은 늘고 있어 수급 불일치가 발생했습니다. 아실에 의하면 9월 말 현재 임대차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전세매물이 4만건(4만107건)이 넘었습니다. 이는 일주일 전(3만8794건)과 비교해도 3.3%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내부적인 요인만 놓고 본다면 현재 매매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전세매물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입주물량이 당분간 적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입주 물량이 많을 경우 서울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매매와 전세가 상호 관련성이 높은 것과 마찬가지로 서울과 경기, 인천 또한 상호 관련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수원과 인천의 입주물량 폭증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전세매물의 폭발적인 증가는 조정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전세매물이 누적됨으로써 발생하는 현재의 부동산시장 조정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정 지역에 한정돼 나타나는 전세시장의 어려움이 아닌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전세매물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 부동산시장을 예측하기 위해 전세매물을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매매매물도 많이 나오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전세매물입니다. 문재인 정부 기간 동안 부동산시장의 규제는 강했지만 거래가 되지 않더라도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지 않았던 가장 큰 원인은 부족했던 매물에 있습니다. 세금 등의 원인으로 거래 가능한 아파트가 갑자기 줄어들면서 부동산가격이 올랐던 겁니다. 현재는 그 반대의 논리가 적용될 수 있는데 매물, 특히 전세 매물이 늘어나면서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입니다.
올해 들어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부동산회사에 접수되는 전세매물과 전세손님(매수자)의 월별 변화를 살펴보면 매물은 급격히 증가하는 데 반해 매수자는 오히려 연초 대비 줄어들었습니다. 수도권의 경우 인천의 전세매물 증가 폭이 가장 컸습니다. 이는 아실에 의하면 인천의 경우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이 4만2857가구나 되어 적정입주량 1만4995가구와 비교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기존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입주해야 하는 단지를 전세 놓아야 하는데 전세매물이 넘치면서 전세입자를 찾기가 어려워집니다. 가격을 낮추어 전세입자를 찾아야하는데 이로 인해 매매가격까지 영향을 받는 겁니다.
전세매물이 늘어나고 있으나 전세수요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는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전세수요가 월세수요로 전환 △연립·다세대나 오피스텔로 수요분산 △결혼(이혼)건수 감소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2년 계약이 2년 연장, 4년 계약으로 바뀌면서 신규 전세를 찾는 기존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전세대출 금리의 상승(전세대출금리>전월세전환율)으로 전세수요가 월세수요로 전환되었습니다.
또한 지난 2년 동안 아파트 전세가격이 많이 오르면서(서울 5.1억→6.73억) 연립이나 오피스텔과 같은 아파트 대체재로 수요가 분산됐습니다. 주택시장의 신규수요라 할 수 있는 2021년 결혼 건수(전국 21.4만→19.3만)와 이혼 건수(전국 10.7만→10.2만) 또한 모두 줄어든 요인이 큽니다.
이에 반해 전매매물은 상생임대인제도, 실거주조건 완화 등 △정책요인과 함께 매도에 어려움을 겪는 △매매매물이 전세매물로 전환되는 등 전세매물은 늘고 있어 수급 불일치가 발생했습니다. 아실에 의하면 9월 말 현재 임대차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전세매물이 4만건(4만107건)이 넘었습니다. 이는 일주일 전(3만8794건)과 비교해도 3.3%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내부적인 요인만 놓고 본다면 현재 매매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전세매물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입주물량이 당분간 적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의 입주 물량이 많을 경우 서울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매매와 전세가 상호 관련성이 높은 것과 마찬가지로 서울과 경기, 인천 또한 상호 관련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수원과 인천의 입주물량 폭증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전세매물의 폭발적인 증가는 조정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전세매물이 누적됨으로써 발생하는 현재의 부동산시장 조정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정 지역에 한정돼 나타나는 전세시장의 어려움이 아닌 전국적으로 늘어나는 전세매물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 부동산시장을 예측하기 위해 전세매물을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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